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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장성도 떠는 ‘도청공포’

입력 | 2002-12-05 18:29:00


‘군 장성들도 벌벌 떨게 만드는 도청 공포.’

상당수 장성들이 도청에 대한 두려움으로 군에서 공식 지급된 휴대전화 외에 별도로 1, 2개의 개인용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최근 신발제조업을 하는 김모씨(54·대전 유성구)는 대전 3군본부 장성인 친구 A씨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사업 이야기를 꺼냈다가 곧바로 “개인용 휴대전화로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도·감청을 걱정했기 때문.

김씨는 “A씨와 통화할 때 ‘뚜뚜’하는 잡음이 들리거나 갑자기 통화음에 변화가 생기는 경우가 잦았다”면서 “이 경우 A씨는 ‘다른 전화로 하자’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대전지역에 근무 중인 또 다른 장성 B씨는 “솔직히 누군가에 의해 도·감청당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딸 이름으로 가입한 별도의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장성 C씨도 “군 장성들 사이에는 도·감청당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3군본부 인근 충남 논산시 계룡신도시의 한 이동통신 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장성이 지급받은 전화기 외에 1, 2개의 휴대전화를 차명으로 가입해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3군 본부와 3군 대학이 있는 대전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도·감청의 정도가 더욱 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현재 군은 현역 대령급 이상과 주요 보직 군인들에게 특정회사의 휴대전화를 일괄 지급하고 월 1만8000원의 통화료 보조금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군인은 이 ‘지급 전화’를 일상 업무 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