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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의 향연, 스릴의 무대

입력 | 2002-11-21 14:40:00


올해에는 굵직한 세계 스포츠대회가 국내에서 2개나 열렸다. 한·일 월드컵과 부산아시아경기대회가 바로 그것. 이들 대회가 열리는 기간중에는 온 나라가 후끈 달아오르기도 했다. 그런데 아직 개최되지 않은 세계 대회가 하나 남아 있다. 11월22~24일 경남 창원시 두대동에서 열리는 국제자동차경주대회다. 각 나라에서 열린 자동차경주대회 최고수들이 참여해 세계 챔피언을 가리는 국제대회다. 정식 이름은 인터내셔널 포뮬러3 코리아 슈퍼프리 대회다.

자동차경주에서는 한순간의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11월10일 2002 한국모터챔피언십 최종 결승전이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경기장에서 열렸다. 올해 7차례의 한국모터챔피언십 대회가 모두 그곳에서 열렸다. 이 밖에 오프로드 랠리가 춘천·평창·화성에서, 사륜지프대회가 인제에서 열리고 있다. 태백시에서는 내년 개장을 목표로 자동차경주장이 건설중이다. 그리고 창원에 F3 세계 대회를 열 수 있는 경주장이 있다. 이 정도가 우리나라 자동차 경주장의 현주소다.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경주장은 에버랜드 정문 주차장 맞은편에 있다. 에버랜드를 찾아온 손님들이 언덕 위에다 차를 대놓고 구경하고, 참가 선수들의 지인과 후원사 사람들이 경기장 안에 모여 경기를 즐긴다. 야구장이나 축구장의 일사불란한 분위기와는 다르다. 응원하는 선수가 볼 수 있도록 멀리서 깃발을 흔들거나 플래카드를 내걸어두고, 경주용 차들이 출발선에 서면 레이싱걸들과 감독, 응원단들이 차로 다가와 격려의 말을 건넨다. 그리고 출발 5분 전, 30초 전, 5초 전의 카운트다운이 이뤄지고, 곧이어 차들이 굉음을 내며 맹렬하게 내달린다.

기계의 딱딱함을 완화하려는 듯, 자동차 팀들은 레이싱걸을 대동하고 등장한다.

자동차경주는 구경하는 레포츠다. 규칙이나 선수 이름, 성적 등을 모르고 야구를 보면 재미없듯이, 자동차경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F3 국내 자동차대회는 없고, F3보다 아래 등급인 F1800 대회, 그랜드투어링 대회(GT1·GT2), 투어링(A, G) 대회, 신인전 대회가 열리고 있다.

우리는 자동차 생산 5위국이다. 그러나 자동차 문화는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과속과 음주운전, 그리고 높은 사고 사망률…. 자동차를 단순히 이동수단으로만 생각했지 자동차의 복합적인 기능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단적으로 자동차경주가 없는 나라는 자동차 문화가 없는 나라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다. 자동차경주 대회장에 가면, 누가 왜 어떻게 속도를 내는지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다. 그런 경주 한번 보고 나면 내가 잡는 핸들이 사뭇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22일 열리는 창원 F3대회는 모든 카레이서들이 참여하고 싶어하는 꿈의 경기다. 그런 꿈의 대회가 우리 가까이에서 열린다니, 주말 시간을 비워보자. 棟

여행작가 storyf@yahoo.co.kr

▼메모

철도청에서는 F3 관람자를 위해 무박2일 특급열차를 운행한다. 11월23일 밤 11시10분에 서울역을 출발해 24일 새벽 4시20분에 신창원역에 도착한다. 역에서 내리면 경남도청에서 제공하는 무료 버스를 타고, 2코스로 나눠 오전 관광을 하게 된다. 1코스는 마금산온천에서 온천욕과 아침식사를 한 뒤 자동차경주장으로 이동하고, 2코스는 창원 용지공원에서 산책과 아침식사를 한 뒤 성주사를 관광하고 자동차경주장으로 이동한다. 오후 4시55분에 신창원역에서 서울행 열차를 타게 되는데 밤 10시11분에 도착한다. 왕복운임은 20% 할인한 3만5500원이다. 자동차경주 입장료는 스탠딩 1만원, 마니아석 2만원, 그랜드석 3만원이다. 온천욕은 3000원이고 식사비는 별도로 내야 한다. F3대회 관련 정보를 얻으려면, 대회 공식 홈페이지(www.f3korea.net)와 한국자동차경주협회 홈페이지(www.kara.or.kr)에 접속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