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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스타]MVP 마해영 “병상에 누워있는 수혁이형 꿈꿨다”

입력 | 2002-11-10 20:38:00


“어딨어? 안 보여.”

우승이 확정된 뒤 샴페인 세례로 얼굴이 흠뻑 젖은 삼성 마해영(32)은 본부석 쪽을 바라보며 소리를 쳤다. 마치 영화 ‘록키’에서 권투선수 실베스타 스탤론이 흠씬 맞아 일그러진 얼굴로 연인의 이름 “애드리안∼”을 부르짖는 장면을 연상케 했다.

잠시 후 운동장으로 내려온 그의 가족. 아내 방희라씨(32)와 두 아들 낙준(5)과 낙현(4). 아내의 얼굴은 눈물로 화장이 지워져 있었다. 아내는 “우리 남편이 해낼 줄 알았다”며 감격했고 두 아들을 양손에 안은 마해영은 운동장 한복판으로 뛰쳐나갔다. 그는 우리 자랑스러운 아들을 보란 듯 번쩍 치켜들며 감격을 팬들과 함께 나눴다.

드라마틱한 9회말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마해영(32). 비록 2000년 프로야구선수협의회 파동의 주역으로 낙인 찍혀 2001년 롯데에서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굴러온 돌’이지만 그의 손끝에서 삼성의 첫 우승이 나왔다.

6경기 동안 타율 0.458(24타수 11안타)에 3홈런 10타점. 4차전에선 LG 이상훈으로부터 결승타를 뽑아냈고 5차전에서는 2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그리고 6차전의 끝내기 홈런까지….

‘딱’ 하는 순간 넘어간 줄 알았다는 마해영은 타구를 확인한 뒤 전광판을 한참 동안 쳐다봤다.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8회인지 9회인지 경기가 정말로 끝났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부산고와 고려대 시절부터 거포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95년 프로입단 이후 단 한번도 정상에 서 보지 못했다. 정규시즌과 올스타전, 한국시리즈를 통틀어 한번도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적이 없었다. 그는 “한국시리즈 MVP보다 팀 우승이 더 간절했었다”고 털어놨다.

마해영은 간밤에 롯데 선배 임수혁의 꿈을 꾸었다. 임수혁은 경기 중 뇌중풍으로 쓰러져 벌써 몇 년째 ‘식물인간’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비운의 주인공. 그는 마해영의 고려대와 롯데 선배이기도 하다.

마해영은 “어젯밤 꿈에 임 선배가 벌떡 일어나 나와 같이 운동하며 춤을 췄다. 좋은 징조로 여겨졌다”며 “서울 올라가면 수혁이 형을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시리즈 MVP로 받은 상금 1000만원 중 일부도 임수혁을 돕는 데 쓸 생각이다.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