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탐라(耽羅)시대 사찰로 전해지는 한라산 기슭의 ‘존자암(尊者庵)’이 복원됐다.
제주 서귀포시는 고문헌 기록으로 남아있는 존자암 터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22억3000여만원을 들여 주요 건물을 복원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복원된 사찰 건물은 대웅전을 비롯해 나라의 번영을 기원한 국성재각, 스님이 기거했던 요사채 등이다.
대웅전은 연면적 95㎡규모로 정면 5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형태로 지어졌으며 국성재각은 연면적 26㎡의 맞배지붕 형태로 복원됐다.
제주도기념물 제43호로 지정된 존자암 터는 한라산 해발 1200m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행정구역으로는 서귀포시 하원동에 속한다.
1992년부터 3년 동안 실시된 발굴조사에서 제주지역 유일의 석종(石鐘)형 사리탑을 비롯해 세존사리탑, 조선시대 기와 분청사기 등이 나왔다.
제주관련 고문서인 ‘남사록’ 등에 따르면 ‘존자암은 삼성(三姓·고씨 양씨 부씨)이 처음 일어날 때 만들어졌다’고 기록돼 존자암의 기원은 탐라시대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지역 일부 불교도는 고려대장경과 불교대장경 법주기에 ‘석가모니 16제자 가운데 여섯 번째인 발타라(跋陀羅) 존자가 900명의 아라한(阿羅漢)과 함께 탐몰라(耽沒羅·탐라의 별칭)에서 불도를 전파했다’는 기록을 들어 존자암을 국내 최초의 불교 전래지로 주장한다.
존자암은 1650년대 무렵까지 명맥을 유지하다 절터만 남긴 채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서귀포시는 3일 오전 10시 존자암 대웅전 및 국성재각 준공식을 겸한 대법회를 현지에서 열었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