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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꾀돌이’ 김승현 약발 끝?

입력 | 2002-10-31 17:46:00


지난 시즌 프로농구 최고의 히트작품은 동양 오리온스의 새내기 포인트가드 김승현(사진).

1m78의 단신인 그가 귀신같은 패스를 선보이고 2m가 넘는 용병 숲을 헤집고 들어가 골밑슛을 성공시킬때면 팬은 발을 구르며 열광했다. 동양도 김승현의 활약에 힘입어 꼴찌에서 일약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같은 ‘김승현 열풍’은 부산아시아경기대회까지 이어졌다.

2년차 징크스일까? 김승현이 2002∼2003 시즌을 시작하자마자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발은 좋았다. 26일 삼성 썬더스와의 홈개막전에서 김승현은 12득점 5어시스트, SBS 스타즈와의 27일 원정경기에서도 14득점에 4어시스트를 올리며 제몫을 다했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30일 약체로 평가되는 코리아텐더 푸르미전. 34분32초 동안 코트에 나선 김승현은 단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해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3.24개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던 가로채기도 단 한 개가 없었고 어시스트만 8개를 올려 체면치레를 했다.

동양을 제외한 9개 팀 관계자들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 시즌은 김승현에 대해 잘 몰라서 당했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마치 약속한 듯 이구동성으로 외쳐왔다.

과연 김승현의 ‘꾀돌이 플레이’는 약발이 다한 걸까?

코리아텐더전 김승현의 매치파트너는 최민규(1m82). 동국대 97학번으로 김승현의 동기동창생. 대학 4년 내내 동고동락해 김승현의 일거수 일투족을 훤히 꿰고 있다.

이상윤 코리아텐더 감독은“(최)민규가 경기 전 찾아와 (김)승현이 잡을 자신이 있다고 얘기해 선발로 내세웠는데 정말 적중했다”고 말했다. 상대가 플레이 스타일을 알고 있기 때문에 김승현이 꽁꽁 묶였다는 얘기.

2000∼2001시즌까지 5시즌동안 4번이나 어시스트 1위를 지키다 지난 시즌 김승현에게어시스트 1위 자리를 내준 강동희(LG 세이커스)도 똑같은 말을 한다.

김승현의 인천 송도고 11년 선배인 강동희는 “(김)승현이 스타일이 다 파악됐다, 드리블치다 돌파할 때는 반드시 오른쪽으로 나온다, 센스가 대단하지만 단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진 동양감독은 “한 게임 가지고 평가하지 말라”며 “포인트가드는 어시스트 능력이 중요하다, 승현이가 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패스 받는 선수가 제대로 받아먹지 못한게 7개나 있었다. 한 게임에 1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면 훌륭한게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팬을 즐겁게 하는 ‘꾀돌이’ 김승현의 플레이가 계속 이어질까, 아니면 상대팀들의 말대로 이제는 끝인가?

김승현의 활약여부를 지켜보는 것도 올시즌 프로농구의 재미 중 하나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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