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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호기자의 펀드탐방]상장지수 펀드 맞수대결

입력 | 2002-10-22 18:53:00



오로지 경쟁을 위해 태어난 두 존재는 우열을 가릴 때까지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한다.

지난 주 거래가 시작된 상장지수펀드(ETF) 코덱스200과 코세프가 바로 그런 관계다.

외국에서는 하나의 지수에 하나의 ETF가 허용되지만 증권거래소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ETF시장을 발전시키라는 취지로 코스피200을 추적하는 상품 2개를 상장시켰다.

신상품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 때문에 두 종목의 일거수 일투족이 비교되면서 ETF를 움직이는 운용 책임자들도 “신경이 이만저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특히 코덱스200을 운용하는 삼성투신의 배재규 시스템운용본부장(41)과 코세프를 운용하는 LG투신의 유승덕 AIS팀장(40)은 연세대 경제학과 81학번 동기 동창인 친구 사이.

아직 판단하기 이른 감이 있지만 상장 2주째를 맞아 두 상품의 우열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ETF는 거래가 많이 되는지와 지수를 얼마나 잘 추적하는지가 성공의 관건.

우선 거래량 면에서는 코덱스200이 크게 앞서가고 있다. 19일 코덱스200이 213만여주 거래된 데 비해 코세프는 54만여주가 거래돼 4분의 1수준에 머물렀다.

삼성투신의 지정판매사(AP)들이 상장 초기부터 활발하게 시장조성을 하면서 거래량을 늘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코세프는 추적오차가 코덱스200보다 작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추적오차란 코스피200지수의 수익률과 ETF 수익률의 차이.

추적오차가 0에 가까울수록 지수를 잘 추적하고 있는 것인데 18일의 경우 코세프가 0.03%, 코덱스200이 0.08%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거래량 추이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 서종남 증권거래소 ETF팀장은 “유동성이 커야 기관투자가들이 다양한 용도로 상품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량이 적어 유동성이 떨어지면 투자자가 떠나고 투자자가 줄면 가격이 원활하게 형성되지 못해 추적오차가 커지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시장의 우열 가르기에 대해 “누가 이기느냐는 문제가 아니고 ETF 시장 전체를 키우는 것이 공동의 목표”라고 말한다. 경쟁자이자 동반자인 두 펀드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코세프와 코덱스 200 추적오차 추이 (단위:%)종목14일15일16일17일18일코세프0.00-0.01+0.01+0.01+0.03코덱스200+0.01+0.010.00+0.03+0.08자료:LG투신운용

신석호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