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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통외통위 "北에 지원한 10억달러 핵개발 사용된것 아니냐"

입력 | 2002-10-18 18:55:00

[심각] 18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놓고 정부 대책을 추궁하자 최성홍 외교통상부 장관(오른쪽)과 이태식 차관보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박경모기자


국회는 18일 통일외교통상위와 국방위를 각각 열어 북한의 핵개발 문제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를 추궁했다.

▽통일외교통상위〓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부 장관을 불러 북한 핵개발에 관해 따졌다.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김용갑(金容甲), 최병렬(崔秉烈)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현 정부의 햇볕정책이 결국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도와준 꼴이라면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최 장관의 사과를 요구하는 바람에 1시간 동안이나 정회되는 소동을 빚었다.

김용갑 의원은 “국민 비판을 무시하고 정부가 거짓말로 일관하면서 퍼주기 대북사업을 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며 “북한에 지원한 10억달러가 핵개발에 사용된 것 아니냐”고 다그쳤다. 최병렬 의원은 “햇볕정책이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된다고 했으나, 김정일(金正日)은 핵폭탄을 만들고 있었다”고 다그쳤다.

같은 당 김종하(金鍾河) 의원은 “내가 지난해 듣기론 국정원이 북한이 핵폭탄 2개 정도는 보유하고 있다는 독자적인 증거를 수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정부의 안이한 태도를 질타했다.

이인제(李仁濟) 의원은 “상대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우리는 줘야한다는 것이 햇볕정책인가”라며 “북한의 핵개발은 불법적이고 도발적이며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는데 장관은 왜 그렇게 미적거리나”고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를 추궁했다.

같은 당 김운용(金雲龍) 의원도 “북한의 피상적인 변화에 홀린 햇볕정책 추종자들에게 나라를 맡기고 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상천(朴相千) 의원은 “북한이 핵개발을 한 것이 햇볕정책의 산물이라는 주장은 억지논리”라고 반박했다.

▽국방위〓이준(李俊) 국방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제임스 켈리 미국 대통령 특사의 방북 이후 10여일 동안 북한의 핵개발 사실을 발표하지 않은 이유와 햇볕정책 지속 여부 등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였다.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 의원은 “북한이 98년경부터 핵개발을 시작했다는데, 현정부 출범 후 일방적인 대북 햇볕정책을 구사한 시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기 전까지는 대북 지원을 중단해야 하며, 대통령을 비롯한 햇볕론자들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경재(李敬在) 의원은 “우라늄 농축방식은 결국 남한을 겨냥한 것 아니냐”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아시안게임에 온 북한의 미녀응원단 운운하면서 평화무드가 깨질지 모른다는 걱정부터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의원은 “최소한의 대북 경협이나 지원까지 중단할 경우에는 북한 핵문제 해결과정에서 우리만 배제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이만섭(李萬燮) 의원은 “북한의 핵개발 사실이 마치 깜짝 놀랄 일처럼 돼 있는데 이미 98, 99년부터 핵개발 징후가 미국 정보당국에 포착됐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북-일 관계가 국교정상화 교섭에 들어가는 등 급속하게 가까워지자 미국이 이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물었다.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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