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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페르난데스 41호 홈런

입력 | 2002-09-22 18:00:00

페르난데스


삼성 이승엽(26)은 추석 연휴 사흘 동안 경기가 없었다. 20일부터 22일까지 삼성이 단 한 게임의 일정도 잡혀있지 않았던 것이었다.

모처럼 느긋한 ‘한가위 방학’을 맞았지만 이승엽은 추석 당일인 21일만 쉬고 나머지 이틀 동안은 훈련에 열을 올렸다. 시즌 막판 치열해진 순위 싸움과 개인 타이틀 경쟁을 떠올리면 방망이를 내려놓을 여유가 없었다. 특히 이승엽의 텃밭인 홈런왕 레이스는 추석 연휴에 더욱 불을 뿜었던 것. SK 호세 페르난데스(28)는 사흘 연속 대포를 쏘아 올리며 이승엽의 뒤통수를 서늘하게 했다.

22일 잠실 LG전에서 페르난데스는 팀이 1-5로 뒤진 5회 125m짜리 왼쪽 솔로 아치로 시즌 41홈런을 낚아 1위 이승엽을 불과 1개차로 바짝 쫓았다. 역대 외국인선수 최다 홈런기록인 99년 로마이어(당시 한화)의 45개와는 4개차.

20일 문학 기아전에서 대포를 쏘아 올린 데 이어 21일 잠실 LG전에서 다시 포물선을 그린 페르난데스는 8월에 11개, 9월 들어서도 8개의 홈런을 집중시키며 홈런왕을 향한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4위 LG는 SK를 7-2로 누르고 5위 두산과의 승차를 1.5경기차로 벌리며 한숨 돌렸다.

이승엽과 페르난데스에게 뒤질세라 현대 심정수(27)도 이날 대전 한화전에서 1회 3점짜리 아치로 시즌 39호 홈런을 장식하며 추격의 불길을 당겼다. 16일 광주 기아전 이후 6일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한 심정수는 8월에 2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으나 9월 들어 7개를 보태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남은 경기수만 보면 삼성이 17경기나 더 치러야 하고 현대는 13경기, SK는 7경기 밖에 없어 이승엽과 심정수가 페르난데스보다는 유리한 입장. 하지만 8월 이후 3차례나 한 경기 2홈런을 날린 페르난데스는 특유의 몰아치기를 자신하며 섣부른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기록의 사나이’ 장종훈(한화)은 현대전 6회 2점 홈런으로 시즌 10홈런 고지를 밟아 사상 첫 15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과 16년 연속 세자리 루타의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달 24일 시즌 9호를 올린 뒤 29일만의 ‘아홉수 탈출’. 한화의 9-5 승리.

사직에서는 갈길 바쁜 기아가 ‘꼴찌’ 롯데에게 2-8로 크게 패하는 망신을 당하며 4연승을 마감했다. 2위 기아는 70승45패4무를 기록, 1위 삼성(69승43패4무)에게 0.5게임차로 뒤진 채 선두 복귀의 꿈을 날려 버렸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