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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묘지 200m마다 하나 백두대간 곳곳 신음

입력 | 2002-09-06 18:24:00


백두대간 곳곳이 불법 묘지들 때문에 크게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26∼29일 국립공원인 지리산 성삼재에서 전북 남원시 아영면 새맥이재에 이르는 약 30㎞의 백두대간 구간에서 묘지 실태를 조사해 모두 221기의 개인 묘지를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 묘지 중 96기는 백두대간 주능선에 있었고, 53기는 주변 능선에 있었다. 이들 149기는 모두 산을 파헤쳐 조성되었으며 이 구간은 201m마다 1기꼴로 묘지가 있는 셈이었다는 것.

나머지 72기는 백두대간 길이지만 사람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마을 주변에 조성된 것이었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묘지는 수령 30년 이상인 수목을 마구 베어내는 등 주변 산림을 훼손하고 조성됐으며 묘지의 규모도 모두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9평을 초과한 15∼20평 크기였다.

특히 최근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묘지 중에는 50평이 넘는 분묘도 발견됐다.

그러나 전체 묘지 중 32.9%는 사람이 찾은 흔적이 전혀 없는 등 방치돼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2001년부터 시행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는 불법 묘지의 경우 관련자에게 최고 2년의 징역 또는 1000만원의 벌금형을 부과하고 이전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돼 있으나 행정기관들이 단속 의지가 없어 불법 묘지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지적됐다.

환경연합 이철재 간사는 “이번 조사 결과로 볼 때 다른 백두대간 지역에도 이같은 불법 묘지가 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