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일부 몰지각한 수석 수집상 등이 값나가는 돌을 찾으려고 수해 현장에 몰리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선 예정된 행사라 어쩔 수 없다며 ‘오락성’ 행사를 강행해 눈총을 받고 있다.
전북 도내에서 가장 큰 수해를 입은 무주군의 무주읍 차산리와 안성면 진도리, 설천면 심곡리 등에는 요즘 전국에서 몰려 온 수십명의 탐석객이 2, 3명씩 짝을 이뤄 돌을 찾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전국적인 수석 명산지인 무주지역에 5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하천바닥이 뒤집히면서 땅속에 묻혀 좀처럼 찾기 힘든 명품 수석들이 드러나 있기 때문. 이곳에선 특히 호랑이 가죽 문양의 호피석과 꽃 문양의 화문석이 많이 나와 평소 주말이면 100여명의 탐석객이 몰려든다.
무주지역은 이번 태풍으로 사망 5명, 실종 2명의 인명피해가 났으며 하천 범람으로 1000여동의 집과 2000여㏊의 농경지가 침수되거나 매몰됐다. 수석 애호가인 황인동씨(37·무주군 무주읍)는 “수재민들의 아픔에 아랑곳하지 않는 일부 몰지각한 탐석객들이 진정한 수석 애호가의 명예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개탄했다.
또 전남 무안군 9개 읍면의 농업경영인회와 농촌지도사회, 생활개선회, 4H회 등 농업 관련단체들은 3일 군수와 군의원, 지역 기관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일로읍 회산 연꽃방죽에서 군농업인 한마음대회를 열어 수해 농민들로부터 눈총을 샀다.
이들은 오전에 마늘 양파 파종과 수확에 필요한 신기계 50여대를 관람하고 오후에는 양파 굴리기, 훌라후프 돌리기, 줄넘기, 제기차기, 윷놀이, 행운권 추첨 등 오락성 행사를 가졌다.
전남 해남군 14개 읍면 농업경영인 1100여명도 군수와 군의원을 비롯한 기관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읍내 체육관에서 오락성 친목행사를 가졌다.
한편 경남 창녕의 부곡관광협의회는 7, 8일 이틀간 당초 예정대로 관광특구인 부곡온천관광단지에서 ‘제9회 부곡온천제’를 열기로 해 일부 이재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경남도와 창녕군으로부터 6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개최하는 이번 행사의 본 행사는 연예인 초청 가요제와 청소년 댄스 경연대회 등으로 꾸며진다.
무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무안〓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창녕〓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