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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장수동 장수마을…독자 추천 맛집

입력 | 2002-08-14 23:41:00


인천대공원에서 서창동으로 들어서는 골목 입구의 인천 남동구 장수동 ‘장수마을’(032-466-0334)은 허름한 선술집처럼 보이지만 인천에서는 유서깊은 음식점으로 통한다.

일제시대때 인근에 있던 우시장 사람들이 자주 찾는 ‘초가 주막’으로 출발한 장수마을은 50년대 가게 앞에 인천∼수원 간 시외버스 정류장이 들어서면서 운전기사와 승객들의 단골 ‘밥집’으로 유명했다.

이 집은 특정한 메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1980년 조리사 자격증을 얻은뒤 한때 민물고기 양식업을 했던 주인이자 주방장인 최제순씨(53)의 ‘칼질’에 따라 여러 음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마늘 생강 굴소스 대파 생고추 등 10여가지 재료를 숙성시켜 다른 양념과 섞거나, 또는 무 생강 배 등에서 우려낸 즙에 돼지고기 홍어 등의 주재료를 하루 이상 담그는 것은 이 집만이 갖고 있는 비법이다.

해물찜, 민물장어 백숙, 훈제돼지보쌈, 홍어찜 등이 때로는 맵게, 또는 짜게 손님들이 원하는대로 음식이 만들어진다. 대개 2만∼3만5000원대이지만 4, 5명까지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푸짐하다.

해물찜의 경우 쭈꾸미 꽃게 가리비조개살 해삼 아귀 새우 등의 해산물에 발효 양념을 넣고 끓여 낸다. 특정 해산물의 맛이 강하게 두드러지지 않은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민물장어 백숙은 무즙 생강즙 배즙 등에 하룻동안 담가 비린 맛을 제거한 뒤 천연 다시마를 뚝배기에 넣어 3시간 가량 푹 삶아내는 과정을 밟는다.

발효 양념과 구운 소금에 버무려 하룻동안 살짝 삭힌 홍어찜, 각종 즙과 올리브유로 잰 돼지고기를 노릇노릇하게 살짝 구운 뒤 삶아내는 훈제돼지보쌈도 최씨가 자신있게 내놓는 요리다. 이들 요리는 메뉴판에 없기 때문에 단골만이 주문할 수 있는 것들.

2일간 숙성시킨 면발에다 조개 국물로 끓인 칼국수(4000원)와 추어탕(6000원) 등을 많이 찾고 있다. 칼국수는 하루 50그릇 분량만 만들고 있다.

신희식 법무사(50)〓“음식에서는 무엇보다도 물이 중요하다”며 “500년된 우물에서 길어올린 ‘살아있는 물’을 사용하는 주인의 정성에 반해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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