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에 걸려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금연운동을 벌여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코미디언 이주일(본명 정주일·61·사진)씨의 증세가 최근 크게 악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4일 경기 고양시 일산의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31일 의식을 잃고 입원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며 현재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국립암센터측은 “호흡이 매우 힘들어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중환자실에 입원한 이후 의식이 없는 상태”라며 “그러나 일단 큰 위기는 넘겼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연예인과 측근 등은 이씨의 병세가 악화된 것은 절대 안정이 필요한 상태에서 방송사의 요청에 못 이겨 월드컵경기장과 오락 프로그램 등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출연한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씨는 투병생활을 하면서 1개월에 평균 3, 4개 프로에 출연해왔고 특히 5월31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을 비롯해 인천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팀의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이씨의 한 측근은 “선생님의 투병 사실이 알려지자 거의 매일 방송사에서 출연 요청이 밀려왔다”며 “몇번 거절하다 미안해 출연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생님은 ‘몸이 너무 힘들다. 이제 TV 출연은 그만해야 하는데’라는 말을 자주 했다”면서 “하지만 방송사의 지나친 경쟁과 친분이 깊은 연예인들을 내세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프로에 출연하게 된 경우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TV 프로의 속성상 방영되는 화면은 2∼3분의 짧은 시간이라고 해도 촬영 준비에서 실제 촬영까지는 한 시간이 넘는 경우가 많아 이씨를 힘겹게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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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