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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숄티 디펜스 포럼 회장 “中공안 폭력사태에 경악…”

입력 | 2002-06-14 18:46:00


“중국 공안이 베이징의 한국영사관에 무단 진입해 탈북자를 강제로 연행하고 이를 말리던 한국 외교관들을 폭행했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했다.”

미국에서 탈북자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는 디펜스 포럼 파운데이션의 수잔 숄티 회장은 13일 격앙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비영리단체인 디펜스 포럼을 이끌면서 북한의 인권 및 탈북자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고조시켜 왔다.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 비서에게 여러 차례 방미 초청장을 보낸 사람도 그다.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나는가.

“중국이 탈북자들과 이들을 돕는 인권단체 관계자 등을 박해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탈북자들의 북한 강제송환을 중단하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이 탈북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최근 미 하원은 중국에 탈북자 보호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지만 중국은 내정에 관한 문제라며 일축하고 있는데….

“국제사회가 중국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해야 한다. 중국이 탈북자의 인권에 관한 국제적 의무를 다하기 전에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상품을 구입하지 않도록 보이콧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미국인 가운데는 이 같은 보이콧 운동이 벌어질 경우 인권탄압국가인 중국산 운동화를 사는 대신 가격은 좀더 비싸더라도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의 운동화를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점점 늘어나는 탈북자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는가.

“단기적으론 탈북자들에게 피신처와 음식을 제공하고 이들의 제3국행을 도울 수 있는 난민 캠프를 설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중국 내 설치가 여의치 않다면 몽골이나 러시아에 설립해야 한다. 한국 미국 일본 정부는 인권단체 등과 함께 난민캠프를 설립, 지원하는 방안에 관해 협의해야 한다.”

-최근 중국 선양(瀋陽)을 통해 한국에 온 탈북자 김한미양 가족의 미국 망명 허용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는….

“한미양 가족이 분명히 미국행을 원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외국에 있는 공관에서 망명을 신청하는 탈북자들에겐 정치적 망명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 탈북자 가운데는 한국으로 갈 경우 북한 간첩의 보복을 당하거나 북한의 실상에 대해 제대로 말할 수 없게 되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 대해선 본인이 원할 경우 미국 망명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미국 내에선 탈북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곧 상원에서도 비슷한 결의안이 통과될 것이다. 우리는 21일 열리는 상원 법사위 이민소위원회에서 탈북자 문제를 조명하는 등 탈북자에 대한 관심을 계속 제고시켜 나갈 예정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