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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여객기 김해추락 대참사]조종사 선회지점 착각한듯

입력 | 2002-04-15 18:13:00


승객과 승무원 166명을 태우고 15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을 출발해 김해공항에 착륙하려던 중국 여객기가 악천후 속에서 산에 추락해 120여명이 숨지는 국내 항공 사고 사상 최대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소방구조대와 경찰관 군인 등이 현장에 출동해 철야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추락지점이 산 속인 데다 어둡고 날씨까지 나빠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개요〓15일 오전 11시23분 중국 최대 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공사(Air China) 소속 CA129편 보잉767-200 여객기가 김해공항 인근인 경남 김해시 지내동 동원아파트 뒤편 신어산 자락인 해발 380m의 돗대산 기슭에 추락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한국인 135명과 중국인 19명, 우즈베키스탄인 1명 등 승객 155명과 승무원 11명 등 모두 166명이 타고 있었으나 이날 오후 11시반 현재 기장 우신루(吳新祿·32) 등 39명만 구조됐다. 115명은 사망이 확인됐고 12명은 실종 상태다.

사고기는 이날 오전 9시37분 베이징을 출발해 오전 11시35분경 김해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목격자들은 사고 여객기가 고도를 낮춰 저공비행을 하다 여객기 뒷부분에서 불이 나면서 추락과 동시에 기체가 폭발했다고 전했다.

사고기에 탑승했다 구조돼 김해 성모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중국동포 김문학씨(35·중국 지린성)는 “곧 착륙하니 안전벨트를 매라는 안내방송이 있은 직후 기체가 급강하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돗대산 정상 부분에는 비행기 동체가 산산조각 난 채 널려 있고 시신과 비행기 잔해가 뒤엉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생존자들은 주로 밖으로 튕겨 나온 경우가 많았고 동체 안에서 숨진 채 들것에 실려 나온 승객들은 심하게 불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다.

사고 현장에서는 경남도와 부산시 소방본부 소속 119구조대, 경찰, 군인 등 4000여명이 구조 작업을 벌였으나 안개가 끼고 비가 내리는 악천후로 인해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장 지휘소는 날이 어두워지면서 기체 외곽 경비 및 기내 수색을 위해 경찰과 소방대원 300여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철수시켰다.

▽사고 원인 추정〓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관계 당국은 악천후 속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조종사가 선회 지점을 잘못 잡아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항공청 등의 관계자는 “사고 여객기가 정상 착륙을 위해서는 신어산에 못 미쳐서 기수를 활주로 쪽으로 돌려야 하지만 신어산 자락인 돗대산에 추락한 것으로 미뤄 선회 지점을 잘못 잡아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 항공국은 이날 오후 4시경 블랙박스를 회수해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 작업에 들어갔다.

건교부는 블랙박스 판독뿐만 아니라 공항관제탑 추적 조사 등 12개 분야로 팀을 나눠 다각도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원인이 최종 확인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사고 수습 및 대책〓구조된 39명은 김해 성모병원 등 5개 병원과 부산지역 병원 등에 분산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들도 이들 병원에 안치됐다.

사고가 나자 경남도는 도 소방본부에 상황실을, 김해시청에 사고수습대책본부와 현장 지휘본부를 설치했으며 김해시청 1층 민원실에 유족대기실을 설치해 유가족들의 신원 확인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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