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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동대문시장 ´월드컵 붐´타고 세계적 商街로

입력 | 2002-04-07 18:56:00


면적 44만1666㎡(13만3604평), 점포 2만9000개, 고용인구 9만명, 하루 쇼핑객 40만명에 매출액 270억원….

외형상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서울 동대문시장. 상인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적 패션상가로 발돋움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관광특구 지정 임박〓시장 상인들의 오랜 염원인 동대문시장의 관광특구 지정이 이르면 20일경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내 관광특구는 이태원 일대와 명동(남대문 북창동 포함) 일대 등 두 곳에 불과하다. ‘1개의 시도에 관광특구는 2개만 둘 수 있다’는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때문.

그러나 상인들은 2000년 8월 ‘동대문 관광특구 추진협의회’를 만들어 법 개정에 나섰고, 지역전문가 모임인 ‘동대문포럼’도 이들을 도왔다. 결국 지난해 9월 문제의 조항을 삭제한 개정법안이 입법예고됐고 다시 반년 만인 4일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문화관광부는 법안이 공포되는 대로 동대문시장 일대를 관광특구로 지정할 예정이다.

유상오 동대문포럼 대표는 “관광특구가 된다고 해서 당장 득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지 업그레이드’ 효과가 있어 간접적으로는 연간 1조5000억원 이상의 매출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드컵 관광객을 잡아라〓동대문시장 상인들은 중국 대 터키의 예선전(6월13일)을 전후해 대거 서울을 방문할 중국 관광객들을 겨냥, 6월12∼14일 오후 7시부터 ‘패션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신세대 가수들이 출연하는 12일 첫날 개막공연에 이어 13, 14일에는 두 나라의 대표 디자이너와 유망 디자이너들의 패션쇼, 패션 벤처디자인 공모전, 중국 경극(京劇)공연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마련된다.

다음달 21일부터 6월 말까지는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등 국가별 선호상품 상설할인매장도 운영할 계획.

관광특구 추진협의회 송병렬 사무국장은 “월드컵 기간에는 오후 8시 이후에 개점하는 재래상가도 낮부터 문을 열고, 시장 곳곳에 청사초롱을 걸고 만국기를 펄럭이게 해 축제 분위기를 한껏 높이겠다”고 말했다.

▽넘어야 할 과제〓하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첫째는 점포에 따라, 고객에 따라 들쭉날쭉한 가격. ‘깎는 재미’도 있다지만 바가지를 쓸지 모른다는 생각에 외면하는 사람도 많다.

정부는 5월부터 판매가격 표시제(정찰제)를 재래시장에도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상인들의 호응은 신통치 않다. 두타, 프레야타운, 메사 등은 이미 정찰제를 도입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광희시장에서 숙녀의류 점포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단골 도매상과 뜨내기손님에게 어떻게 같은 값을 받을 수 있겠느냐”며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싸구려 모조품으로 시장의 신뢰도를 흐리는 기업형 노점, 심각한 주차난, 화장실 등 턱없이 부족한 편의시설도 동대문시장이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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