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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학]中 에이즈 폭발적 확산…환자증가율 年30%

입력 | 2002-03-13 17:35:00


개방과 산업화의 여파로 중국의 에이즈 환자 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심각한 국제적 우려를 낳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베이츠 길 수석대외정책연구원은 국제문제 전문지인 격월간 포린어페어스 최신호(3, 4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 내 에이즈 확산 실태 및 원인과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실태〓장원캉 중국 보건부장은 지난해 6월 에이즈에 관한 유엔 특별총회에 참석,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보균자가 60여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00년까지만 해도 에이즈 발병 전단계인 HIV 보균자 수가 2만2517명에 불과하다고 했던 중국이 심각한 현실을 처음 공개한 것.

그러나 유엔에이즈프로그램(UNAIDS)은 중국 내 HIV 보균자가 최소한 100만명 이상이며 실제 보균자는 이보다 2∼3배가량 많을 수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HIV 보균자와 에이즈 환자의 증가 속도. 장 부장은 중국 내 에이즈 환자 증가율이 연간 30%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 집계 결과 에이즈 환자 수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모두 67%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10년까지 중국 내 에이즈 환자 수가 2000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UNAIDS는 경고했다. 폐쇄적인 중국정부도 같은 시기까지 에이즈 환자가 640만∼1000만명가량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는 20년 전 에이즈 환자가 처음 발견된 미국의 경우 에이즈 환자 수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90만명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는 것이다.

▽원인 및 문제점〓중국 내 에이즈 확산 원인은 매우 복합적이다. 아편 재배가 성행하는 중국 남부지역에서 정맥주사를 통한 마약 사용이 초기 에이즈 확산의 주범이었다.

그러나 에이즈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동부 해안도시를 중심으로 개방과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부터.

급격한 산업화는 보건당국의 손길이 잘 미치지 않는 약 1억명의 유동인구를 발생시켰다. 이들은 성적 욕구가 왕성한 20, 30대가 대부분인데다 실직 등에 따른 불안감과 좌절감으로 마약에 빠져드는 등 에이즈에 쉽게 노출됐다.

개방과 함께 급속히 번성한 매매춘산업도 에이즈 확산의 주요인. 주로 농촌 출신인 매매춘산업 종사자들은 에이즈에 대한 지식이 적어 쉽게 에이즈의 제물이 됐다.

특히 홍콩과 가까운 광둥성이나 대만과 가까운 푸젠성의 해안 도시들에서 매매춘산업이 발달하면서 중국은 에이즈의 ‘수출기지’가 되고 있다.

또 가난한 농촌 주민들을 대상으로 성행하고 있는 불결한 불법 매혈과정을 통해서도 에이즈가 크게 번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보건당국은 경제발전에만 힘을 쏟느라 에이즈 문제를 소홀히 해 왔다. 70년대 전체 예산의 20%가량을 보건부문에 사용했지만 이 같은 비율은 지난해 4%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밖에 성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중국의 보수적인 성문화도 교육을 통한 에이즈 예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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