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와 다른 악기 한 가지를 비롯해 미술과 수영 태권도 등 예체능 실기교육은 요즘 초등학생들에게는 ‘필수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학교에서도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특기적성 교육을 실시해 학생들의 소질을 살리는데 힘쓰고 있다.
이런 특기적성 교육을 말할 때 가장 먼저 손꼽을 만한 곳이 인천 연수구 연성초등학교 아이스하키부다. 이 아이스하키부는 전국 최강팀에 속한다. 올 겨울에도 전국동계체전에서 우승기를 거머쥔 것을 비롯해 4개 대회를 석권했다.
연성초등학교 아이스하키부가 이렇게 잘 하게 된 것은 연수구에 아이스링크장이 2곳이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스케이트와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는 것이다. 연수구는 빙상 교육에 있어서 ‘인천의 8학군’이라 불린다.
이 학교는 95년 아이스하키부와 숏트랙, 피겨스케이팅부를 창립해 지금까지 꾸준히 빙상 선수를 배출해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학교를 졸업한 빙상 특기생들이 진학할 학교가 인천지역에 없다는 것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H고교에 빙상부가 있었지만, 인문계가 아니라는 이유로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진학을 꺼려하는 바람에 현재 인천지역에서는 빙상부를 둔 고교가 없다.
그래서 빙상 특기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려면 어쩔 수 없이 서울로 옮겨가야 한다. 현재 빙상 분야의 국가대표 선수 중 인천 출신이 없다는 것도 이런 한계 때문이다.
이 학교의 빙상부를 지도하는 이명수 교사는 “하루 빨리 빙상부를 운영하는 고교가 생겨야만 인천에서 빙상 특기생을 계속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개교한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인천 연화중학교의 스포츠댄스 동아리팀도 각종 대회에서 여러 번 수상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동아리에서 활동중인 P양(15·3학년)은 앞으로 스포츠댄스를 전공할 생각으로 학원에도 다니고 있지만, 인천지역 인문계 고교에는 이같은 동아리가 없어 걱정하고 있다.
연수구 연성중학교는 학교에서 직접 특기적성교육을 시켜 졸업생을 예술고교에 진학시키고 있다. 클라리넷 전공으로 인천예고에 합격한 K양(15)은 개인레슨을 전혀 받지 않고 학교에서 방과 후 특기교육만으로 고교진학을 준비해왔다는 것이다.
K양의 어머니는 “학교 음악선생님이 아이의 소질을 일찍 파악하고 자질을 키워주었다”고 말했다.
특기적성 교육은 초등학생들에게는 취미생활 수준이라고 가볍게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중학 시절부터는 학생들의 인생 진로를 결정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의 특기적성을 계속 살려나갈 수 있도록 학교의 연계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한다. 또 부모가 아이의 소질을 찾아내 키워주기도 해야 하지만 그 분야에 전문 지식이 있는 교사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전기옥(41·주부·인천시교육청 초등교육발전협의회 학부모위원·koje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