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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교통안전대상 수상자들 소개

입력 | 2001-11-15 18:30:00


《동아일보와 손해보험협회,안전연대 등이 교통사고 예방 및 감소에 공로가 큰 개인과 단체에게 수여하는 ‘2001교통안전대상’수상자들을 지난회에 이어 소개한다.》

▼최우수상 어머니지도자회▼

교통안전대상 최우수상을 받은 ‘어머니 교통안전 지도자회’(대표 김춘강)는 교통안전 시민단체로 널리 알려진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안실련)’ 소속 단체로 96년 9월 출범했다. 주부들이 모여 짬짬이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활동을 벌이는 것에서 시작해 차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분야까지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회원은 교육인적자원부의 협조 아래 전국 각 초등학교에서 추천받은 2∼3명씩의 ‘어머니 자원봉사자’들이다. 8시간의 교통안전 교육 등을 받은 후 ‘어머니 교통안전 지도자’가 된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약 2만3000명이 이 교육을 받았다. 서울과 6개 광역시, 75개시와 52개 시군에 지부를 두고 있을 만큼 전국적인 조직을 갖추고 있다.

이달부터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는 어머니회가 큰 몫을 했다. 99년부터 전국적으로 100여회의 캠페인을 갖고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며 국회에 관련 법을 만들어 주도록 요청하는 등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해 2000억원 가량의 교통범칙금을 일반회계에 편입하지 말고 교통사고 예방에 쓰도록 하자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어머니회가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 하는 활동은 다양하다. 서울 노원구를 비롯 수원 안양 대전 창원 용인 등 6곳에 ‘어린이 교통공원’을 마련, 어린이들에게 각종 사고 사례 중심의 체험교실도 열고 있다.

‘어머니 교통안전 지도자’들이 각 초등학교를 방문, 교육한 학생수는 어느덧 200만명을 넘었다. 허억(許億) 교통사업실장은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이 정규 교과로 포함되도록 교육부와 국회 등에 요청해 놓고 있으며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전국 각 지역의 초등학교 통학로의 위험도 실태조사, 어린이 교통사고 취약지점 찾기 등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는 활동.

특히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소녀소녀 가장과 어머니회 회원들간에 자매결연을 맺는 ‘교통사고 유자녀와 사랑나누기 운동’도 하고 있다. 어머니회 회원들은 약 100여명의 ‘교통사고 소년소녀 가장’을 매월 한차례씩 찾아가 5∼10만원씩 지원한다. 지원금은 매년 한차례씩 시내 중심가에서 일일찻집을 열어 마련하고 있다. 가족중 한 명이 스쿨버스에 치여 사망한 것을 계기로 초기부터 활동하고 있는 ‘어머니회’ 박정(朴靜) 서울시지회장은 “어린이 교통사고가 다소나마 줄어들고 있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bonhong@donga.com

▼최우수상 충북경찰청▼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 37.9%로 전국 1위’

교통안전대상 경찰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충북지방경찰청(청장 이용상·李庸祥)이 올 상반기에 받은 성적표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전국 8위 등 해마다 하위 수준의 교통사고 사망율을 기록하던 것에 비교하면 획기적인 성과다. 그러나 이 성적표를 그냥 앉아서 받아든 것은 아니다.

충북지방경찰은 올해 ‘교통사망사고 25% 줄이기’를 목표로 과학장비를 활용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단속활동을 도입했으며 실적채우기 위주의 단속에서 벗어나 사고예방을 위한 계도중심 단속으로 전환했다.

중점단속과 월별 테마단속 항목을 미리 선정, 예고하는 ‘단속 예고제’는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고 매월 15일을 ‘단속없는 날’로 지정해 위반자 훈방과 지도계몽에도 나섰다.

또 매월 첫째주 화요일마다 시민단체들과 합동으로 주요교통사고 다발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교통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역별로 어린이 교통공원을 조성, 교육기관의 협조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교통안전의식을 고취시켜주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교육은 시청각 교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활용하고 전문외부강사나 교육전담 교통경찰관을 지정해 교육의 내실화를 기하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의 20.4%를 차지하는 오토바이 사고 감소를 위해 매월 음식점, 택배 업체 종사자 등과의 정기적인 간담회와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

충북 옥천경찰서의 경우 전국 최초로 경운기에 경광등을 부착, 운전자들이 야간운행시 경운기 식별이 쉽도록해 농촌지역 경운기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충북지방경찰청 김사웅(金四雄·49) 경비교통과장은 “내년 월드컵과 부산아시안 게임 등 국제적인 행사에 대비해 앞으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의 도로선형 개선과 주민계도를 활동을 더욱 강화, 교통사고율 ‘0’를 기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traw825@donga.com

▼우수상 양해일씨▼

“신고는 남을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교통질서를 만들기 위한 겁니다.”

우수상을 수상한 개인택시기사 양해일(梁海逸·55)씨는 불법 차량 신고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96년 택시기사 100여명으로 조직된 교통범죄신고단의 회장인 양씨는 68년 택시운전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교통법규 위반, 뺑소니 등 교통질서 위반 차량 40여만대를 신고했다.

양씨가 신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68년 인천공고 졸업 후 처음 택시를 운전하다가 2인조 택시강도를 만난 후부터.

“강도들에게 자동차까지 빼앗기고 흉기로 머리까지 얻어맞고 나니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이후 불법 교통문화에 ‘전쟁’을 선포한 거죠.”

카메라만이 무기는 아니다. 교통사고 현장에서 급히 쓸 구급용품과 사고현장을 청소할 청소도구까지 택시에 갖춘 양씨의 도로, 차, 사람에 대한 ‘사랑’이 진정한 무기인 것.

양씨의 신고로 처벌을 받은 운전자들에게 양씨는 눈의 가시일 수 밖에 없다.

택시 유리창이 걸핏하면 깨지고 타이어는 펑크나기 일쑤였다.

결국 견디다 못한 양씨는 이달초 택시를 팔아치웠다. 욕설과 협박 전화를 피하려고 집 전화번호도 바꿨다.

하지만 택시를 처분한 다음날에도 교통범죄감시단원 2명과 함께 서해안 고속도로를 찾아가 교통 신고활동을 벌였다.

양씨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고 지병인 당뇨병도 악화되고 있지만 힘이 다하는 날까지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bestiger@donga.com

▼우수상 경기고속▼

“과학적인 사고분석과 안전교육, 전문가 양성교육을 통한 교통사고 줄이기 노력이 인정을 받은 것 같습니다.”

교통안전대상 교육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경기고속(사장 허명회·71)은 전국적으로 1020대의 시내버스와 시외고속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국내 최대 운수업체답게 ‘교통안전’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회사 직원들은 갓 입사한 신입사원에서부터 중견직원과 관리자까지 직급별 안전운전 기술 습득교육과 서비스 및 의식교육을 받는다. 신입사원은 에버랜드 드라이빙 스쿨에서 실시하는 ‘안전운전과정’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김경균 교육부장은 “교통안전을 최고의 가치관으로 인식해야 실제 안전운전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의식교육이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안전 운전 외에 직접적인 사고경감을 위한 노력도 쉼없이 전개된다.

안전팀제도와 교통안전 성과급제도, 속도준수 등 각종 캠페인 실시, 고객서비스 품질향상등 4가지 영역에서 실시되고 있다.

운전자 15명 내외로 묶어 운영중인 안전팀제도는 경기고속이 자랑하는 안전 운전비결중 하나. 모범 운전자를 팀장으로 선정해 안전운전지도, 신입운전원의 실습수행등을 담당케하고 85개 팀별로 무사고 운전 팀에게는 ‘무사고 수당’을 준다. 월평균 3000만원이 안전운전에 따른 보너스로 지급되고 있고 연간 무사고 팀에게는 연말에 별도 보너스 1000만원을 준다. 안전운전을 위한 또하나의 이색 사업은 ‘가정이 화목해야 안전운전을 할 수 있다’는 허명회 사장의 지론에 따라 9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부인들에 대한 교육. 올해는 워커힐 호텔에서 직원 부인 20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경기고속은 이미 대통령상을 포함해 교통부 표창을 4차례나 수상한 교통안전 우수기업. 98년(차량 682대) 223건의 교통사고를 기록했으나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868대) 사고건수는 211건으로 줄어 차량증가를 고려한 대당 사고율이 27% 감소되는 성과를 거뒀다.

bibulus@donga.com

▼특별상 정창엽씨▼

“시민들의 동참만 이끌어 낸다면 교통사고 줄이기가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교통사고 줄이기’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명인(名人)’인 경남 거제경찰서 정창엽(鄭昌曄·42·경사)교통지도계장.

그는 “조금만 배려하면 엄격한 단속을 펴면서도 시민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거제는 오래전부터 ‘사망사고 다발지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던 곳.

정계장이 교통업무를 맡은 첫 해인 99년에만 66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는 도로사정과 지역여건을 충분히 파악한 후 지난해 2월 10일 ‘교통사고와의 전쟁 선포식’을 가졌다.

50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분위기’를 잡은 다음 음주와 과속 등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돌입했다.

지난해 거제경찰서가 음주운전을 포함, 교통위반사범을 단속한 실적은 99년의 2배에 가까운 4만7189건.

정계장은 “단속현장에는 항상 시민단체 관계자 등을 참여시켜 투명성을 확보하는 등 주민 저항을 사전에 차단했다”고 밝혔다.

시설물 보완에도 힘써 국도 14호선 13.7㎞의 중앙분리대가 앞당겨 설치되도록 했고 경광등과 신호대도 대폭 손질했다.

또 ‘졸음 방지용 껌’과 부채를 무료로 나눠주는 등 계도에도 힘썼다. 유선방송을 통한 홍보와 현수막 게시, 편지발송 등 ‘전방위 작전’을 벌여 지난해에는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42명으로 줄였다.

올해는 사망자가 월평균 3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같은 공로로 정계장은 지난해 이후 20개가 넘는 표창을 받았고 모범공무원으로도 선정됐다. 그는 “시민들과 힘을 합쳐 ‘사망사고 제로화’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