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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츠]"남자애들요? 별것 아니더라고요"

입력 | 2001-11-13 18:35:00

국내 첫 여성 인라인하키팀‘엔젤스’의 꼬마여전사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거친 몸싸움을 벌이기로 유명한 아이스하키. 만일 아이스하키에서 남녀 성대결이 펼쳐진다면 결과는 불보듯 뻔할 것이다.

경기장만 얼음판에서 콘크리트바닥으로 옮겨놔 ‘아이스하키의 사촌’ 쯤 되는 인라인하키는 어떨까? 놀라지 말라. 여자팀의 압승.

지난 4일 서울 압구정동 이스포피아 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최초의 인라인하키 남녀 대결에서 여성팀 ‘엔젤스’가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월등한 기량을 보이며 남성팀 K초등교를 11-2로 완벽하게 눌렀다.

물론 이는 성인팀이 아닌 초등학생들의 경기. 어쨌든 꼬마숙녀들에게 힘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당한 K초등교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엉엉 울었다.

올 2월 팀을 이룬 ‘엔젤스’는 초등학교 3학년 중심의 한국 최초의 여성팀. 28개 어린이 인라인하키팀은 물론 30여개의 성인팀을 포함해서도 유일한 ‘아마조네스 팀’이다. 물론 ‘엔젤스’는 이날 경기가 처음치러본 공식경기.

지난 8일 다음경기(18일) 대비훈련 중인 ‘엔젤스’를 만나봤다.

‘인라인하키가 왜 재미있냐’는 질문에 “남자애들 기죽이는게 너무 통쾌해요, 깔깔깔.”

이들은 인라인스케이트(롤러블레이드) 강습 받으러 왔다가 남자애들이 하는 인라인하키를 보고 그대로 빠져 들었다.

관심을 보이는 여학생들이 늘어나자 김태균 강사가 팀감독을 자처하고 나섰다. “여학생들이 더 잘 배우는 것 같아요, 가르쳐준대로 작전도 잘 통하고….” 특히 처녀출전에서 내리 5골을 터뜨린 유신혜(서울영훈초등교 3학년)는 퍽컨트롤 기술이 또래 중 최고로 보통 수비수 서너명을 따돌린다.

어려운점은 꼬마숙녀들이 사는 곳이 달라 잠실은 물론 강북 미아동에서도 오느라 훈련시간을 맞추기 힘들다는 것.

그래도 열의만큼은 대단하다. 평소 1주일에 한번 하는 연습으로 몸을 푸는데 시합을 앞두고 자기들끼리 모여 합숙을 하겠다고 해서 부모들이 깜짝 놀랐다.

인라인하키는 이스포피아(www.espopia.com 02-549-6777)에서 주1회 강습에 월 6만원에 배울 수 있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