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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김병현은 흥행대박의 영웅?

입력 | 2001-11-05 18:27:00

브렌리 감독이 김병현과 깊은 포옹을 나누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격려하고 있다.


스포츠는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했다. 5일 막을 내린 2001 미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이변이 속출해 팬들을 즐겁게 했다.

▽역전패의 원흉에서 흥행대박의 영웅이 된 김병현

영화나 소설이라도 두 번씩이나 이런 장면을 내보내면 너무 작위적이란 비난을 받을 것이다. 1일 월드시리즈 4차전과 2일 5차전에서 이틀 연속 9회말 2사후 동점 2점홈런. 그리고 연장전 역전패. 4차전에서 사색이 된 김병현은 5차전에선 아예 넋을 놓아버렸다. 그러나 김병현의 불운은 2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애리조나의 7차전 우승 드라마를 위한 전주곡에 지나지 않았다.

▽명장인가, 졸장인가

야구해설가 출신의 애리조나 봅 브렌리감독. 취임 첫해에 샴페인을 터뜨린 13번째 감독이 됐지만 만약 우승을 못했다면 큰 일을 치를 뻔 했다. 커트 실링을 두 번씩이나 사흘 휴식후 선발로 냈고 4차전에서 김병현에게 3이닝동안 62개의 공을 던지게 하는 등 나름대로 과감한 마운드 운용으로 미국 언론의 집중 화살을 맞았다. 그러나 이제 모두 면죄부를 받았다.

▽마침내 깨진 마리아노 리베라의 신화

97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샌디 알로마에게 동점홈런을 허용한 이후 23경기 연속 세이브에 성공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7차전에서 패전투수가 되기 전까지 51경기에 나가 6승무패 24세이브. 그러나 이런 리베라도 신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뉴욕 양키스는 47년 브루클린 다저스에게 진 이후 54년만에 8회 이후 첫 역전패를 당하며 김병현의 슬픔을 달랬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성적은 별개

95년만에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116승)을 세운 시애틀 매리너스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양키스에 1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내셔널리그 공동 최다승(93승)의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아예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했다.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