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음속 비행기 시대가 열렸다.
한국항공우주산업(대표 길형보)은 31일 국내 최초의 초음속항공기 ‘T50 고등훈련기 1호’를 경남 사천시 공장에서 출고했다. 이로써 한국은 초음속항공기 개발에 성공한 세계 12번째 나라가 됐다.
▼세계 12번째로 성공▼
‘골든이글(Golden Eagle)’이란 별칭을 지닌 이 항공기는 공군 조종사의 시험 비행에 쓰이는 훈련기. F22나 JSF 등 차세대 전투기의 조종사 훈련용으로 설계됐으나 유사시 경공격기로도 사용할 수 있는 기종이다. 1997년 공군의 요청으로 개발하기 시작해 만 4년1개월 만에 성공했다. 총 개발비는 민간 투자를 포함해 약 2조1000억원. 지하철 1개 노선 건설비와 비슷하다.
골든이글은 길이 13.1m에 높이 4.9m, 폭은 9.2m다. 무게는 6455㎏으로 최대 마하1.5의 속도를 낼 수 있다.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기술지원을 받아 항공우주산업이 개발했다. 한국은 현재 공군에서 사용하는 F16 등 초음속항공기를 면허생산한 일은 있으나 디자인부터 국내에서 독자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공분야 회사들이 ‘빅딜’로 한 회사로 탄생한 항공우주산업은 시험비행을 한 뒤 골든이글을 2003년부터 양산해 2005년경 공군에 납품할 예정이다.
▼2003년부터 양산…수출 추진▼
터키 그리스 이스라엘 스페인 아랍에미리트 등에 수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800대 이상 수출할 계획. 정밀기계 전자 등 첨단기술이 종합되는 항공기의 특성상 관련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는 항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99년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항공 부품기술 개발을 위해 연간 300억원의 지원을 할 예정이다.
▼초음속 비행기▼
소리의 속도(초속 340m, 시속 1224㎞)보다 빠른 비행기. 시속 1224㎞를 마하1이라고 한다. 보통 여객기는 마하 0.7정도. ‘골든이글’은 그 2배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초음속항공기는 1947년 미국 벨사가 개발한 ‘벨 X1’이다.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