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감사원장회의(INTOSAI) 제17차 총회는 마약자금 같은 ‘검은돈’이 테러 자금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국 감사원이 돈세탁 방지 대책을 강구하자는 내용의 ‘테러 방지 결의안’을 회의 마지막날인 27일 채택할 방침이다.
데이비드 워커 미국 감사원장은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힌 뒤 “돈 세탁 방지는 궁극적으로 국제테러에 대처하는 길”이라며 “INTOSAI에 ‘돈세탁 방지 태스크포스팀’을 결성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워커 원장은 회견에서 “미국 감사원은 중요 6대 업무 중 하나로 테러 대처 문제를 다뤄왔으며 최근 5년간 국제테러, 공항 및 항공기 안전, 생화학 테러 등에 대해 70건의 보고서를 냈다”며 “9월11일 테러 참사 이후 테러 문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감사원은 의회 소속이지만 특정 정당의 이익 등에 구애되지 않고 균형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미국 의회가 국민을 위해 일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감사원은 의회와 국민 모두를 위해 일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헤다 폰 베델 독일 감사원장도 이날 회견을 갖고 “감사원은 정부나 의회로부터 어떤 제한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구조조정 작업 등에 대해 훌륭한 조언자 역할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INTOSAI의 영구사무국인 오스트리아의 프란츠 피들러 감사원장은 “이번 서울총회는 전통적으로 회계자 또는 감시자 역할만 해왔던 감사원이 앞으로는 정부 개혁의 지원자, 조언자 기능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라고 말했다.
헝가리의 알파드 코벡스, 노르웨이의 뫼르크 에이뎀 감사원장도 이날 회견을 갖고 서울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하고 자국의 감사 기법 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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