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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유양옥展, 당나귀… 개구리… 옛 民畵 대하듯 푸근

입력 | 2001-10-14 18:55:00


화가 유양옥씨(57)는 서울 인사동에서 화랑 미술책방 등을 운영하다 40이 넘은 나이에 그림에 뛰어든 이색적인 인물. 그의 개인전이 15일부터 31일까지 서울 관훈동 학고재 화랑에서 열린다.

전북 완주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그림을 잘 그렸으나 그림공부와는 인연이 닿지 않아 대학(서강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던 그는 60년대부터 각 분야 명인들로부터 서예 수묵화 탱화 등을 배웠다.

그 뒤 인사동에서 10여 년 간 사업을 하면서도 고미술관계자 화랑주인 평론가 등을 두루 만나 민화와 고서화 등에 대한 안목을 키웠고, 자신만의 화론과 기법도 체계화시켜 나갔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역임한 최순우 선생과 한학자 임창순 선생을 만나 한국 미술의 정신과 금석학을 배우게 된 것은 그가 화가로 변신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1984년 사업을 그만두고 그림만 그리기 시작했다. 첫 전시회는 12년후인 1996년에 가졌다. 이 때 그는 수묵화와 진채화(민화나 무속화 등에서 보이는 우리 전통의 색채화)를 접목한 수묵진채화를 선보여 화단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수묵진채화와 수묵담채화를 중심으로 도자기그림, 부채그림 등 총 70여 점의 작품들을 전시한다. 담채화는 안료가 식물성인 데 비해, 진채화는 광물성이라는 점이 다르다.

우리 민화(民畵) 정신에 바탕을 둔 그의 그림들은 ‘생활 속의 그림’으로 쉽고 천진스러우며 친근하게 와 닿는다.

당나귀 개구리 닭 금붕어 등 우의적이며 해학적인 소재들이 힘찬 필선으로 그려진 기운생동하는 화면은 활력과 여유를 맛볼 수 있게 한다.

서양화가 임옥상씨는 “조선시대 민화처럼 서민적인 그의 그림은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생활화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전시 기간 중 작품이나 도록을 사가는 사람에게 매직으로 그린 그림을 선물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림값은 5, 6호 짜리 작품 가격이 30만원 정도에 책정됐다. 02-739-4937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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