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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초점]"김형윤씨 수사 누가 중단시켰나"

입력 | 2001-09-25 18:43:00

대검 간부들 침통


25일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검찰이 지난해 말 국가정보원 김형윤 전 경제단장(현 국정원 산하 정보학교 교수)의 거액 금품수수 혐의를 잡고도 수사를 중단한 이유를 집중 추궁했다.

▽이주영(李柱榮·한나라당) 의원〓김 전 단장이 경제계에서 돈을 걷어 권력 핵심부에 자금을 공급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했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부담을 느낀 검찰 수뇌부가 수사검사들의 구속수사 의견을 억누르고 깔아뭉갰다는 의혹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을 밝혀라.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분명히 그런 것은 없다.

▽윤경식(尹景湜·한나라당) 의원〓지난해 5월 이용호 사건을 덮었던 서울지검 특수2부가 그 뒤에 김 전 단장의 혐의를 잡고도 수사를 안한 것은 사건의 진상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천정배(千正培·민주당) 의원〓검찰 스스로 김 전 단장의 혐의를 확인해 놓고 9개월간 묵혀 둔 이유는 의혹을 살 만하다.

▽윤 의원〓수사 당시 신 총장은 대검 차장이었고 김각영(金珏泳) 대검차장은 서울지검장이었다. 두 사람 다 보고선상에 있었는데 당시 김 전 단장 사법처리에 대한 수사검사들의 의견을 보고받았나.

▽신 총장〓(침묵하다 윤 의원이 재차 답변을 요구하자) 보고받은 적 없다.

▽윤 의원〓보고 못받았으면 됐다. 당시 서울지검장이었던 대검차장은 보고 받았나.

▽김각영 차장〓(총장을 쳐다보면서 잠시 침묵하다) 답변은 총장이 하도록 돼 있는 것 아니냐.(총장과 차장이 서로 귓속말 나눔)

▽윤 의원〓차장은 직접 보고 받았나.

▽김 차장〓수사진 간에 김 전 단장에 대한 수사방향을 놓고 설왕설래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보고 받지 못했다. 다만 이런 사실(김 전 단장의 금품수수 혐의)이 있다는 보고는 받았다. 수사가 더 진행돼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윤 의원〓당시 서울지검 이덕선(李德善) 특수2부장은 상부의 지시를 충실히 따르는 실무자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용호 사건은 검찰이 스스로 재수사해 검찰도 할 말이 있지만 김 전 단장에 대한 수사는 언론보도가 나간 뒤에야 재개됐다. 수사 재개 경위와 이유를 밝혀라.

▽조순형(趙舜衡·민주당) 의원〓당시 수사 검사들과 수뇌부 사이에 의견대립과 갈등이 있었다고 하는데 수사검사들의 의지가 꺾인 것은 강한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신 총장〓지난해 11월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 수사 중 김 전 단장에게 돈을 줬다는 진술을 받았지만 중요한 참고인들이 국내에 없어 수사를 진행하기 힘들었다. 돈이 모두 현금으로 전달됐다고 해 진술만으로 김 전 단장을 소환 조사할 수 없었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압력은 없었다. 검찰 내부에서 이 사건을 두고 의견대립이 있었다고 한다면 억울하다.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