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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日 공연서 '자우림' 보컬 김윤아에 매니아들 탄성

입력 | 2001-08-13 18:30:00


그룹 ‘자우림’이 일본 진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자우림’은 11일 밤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 마리나크로스 특설공연장에서 열린 ‘글레이 엑스포 2001-글로벌 커뮤니케이션’에 참가해 일본 관객들의 반응을 타진했다. 이 행사는 일본 최고의 록그룹 ‘글레이’가 자신들의 여름 콘서트에 아시아 5개국 록 그룹들을 초청해 마련한 합동 공연.

‘자우림’은 이번 공연에서 ‘뱀’ ‘매직 카펫 라이드’ ‘미스 코리아’ 등 9곡을 불렀다.

일본에서 신인이나 다름없는 ‘자우림’은 8만여 관객 모두를 열광시키지는 못했으나 무대 앞에 있는 록마니아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시이 마사코(23·회사원)씨는 “보컬 김윤아의 가창력이 뛰어나고 음악이 예쁘다”며 “일본의 대중 음악과 별다른 이질감을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1997년 데뷔한 ‘자우림’은 동화같은 이미지나 기발한 상상을 담은 가사와 탄탄한 연주로 매 음반마다 국내 20만의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그룹. 이들은 2000년 도쿄 오사카 삿포로에서 잇따라 열린 ‘슈퍼 스타 프롬 서울, 2000’에 참가한 이래 일본 음악관계자의 관심을 받아왔으며 최근 소니 뮤직과 음반 출시 계약을 맺었다.

음악프로듀서 야부시타 테루마사씨는 “‘자우림’의 라이브 퍼포먼스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면서 “여성 보컬 김윤아의 매력은 일본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라며 평가했다.

‘자우림’은 전문가들의 호평은 확인했으나 일본 대중들에게 얼마나 다가설지는 미지수. 11일 공연에서도 ‘자우림’은 관객들을 록 열기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카리스마가 약했으며 특히 한국어 가사의 의미를 모르는 일본 대중을 ‘음악’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과제를 새삼 확인했다.

한 음악평론가는 “‘자우림’이 언어와 정서가 다른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차별화된 음악 이외에 퍼포먼스적인 끼 등 다양한 ‘카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우림’은 9월말 한국에서 발표했던 노래를 모은 음반을 일본에서 출시하며 10월 도쿄와 오사카 공연, 2002년 첫 싱글음반과 앨범 발표 등으로 일본 진출의 가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글레이 엑스포 2001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행사?

일본의 록 그룹 ‘글레이’의 여름철 일본 순회 콘서트. 올해 공연은 도쿄 홋카이도 기타큐슈 세 곳에서 마련됐으며 11일 기타큐슈 공연은 일본 투어의 마지막 공연. 이번 일본 투어에는 총 33만명이 관람했다.

기타큐슈 공연은 일본 각지에서 몰려온 8만여 관객들이 운집한 가운데 밤 9시에 시작해 다음날 새벽 5시경에야 끝났다. ‘글레이’의 초청 형식으로 한국의 ‘자우림’을 비롯해 대만의 ‘메이데이’, 태국의 ‘돔’ 등 각국의 인기 록그룹들이 참가했다.

무대는 가로 150m 높이 30m의 초대형. 공연 제작비는 15억엔(약 160억원)에 달했다. 아시히와 요미우리 등 일본 주요 일간지들은 이 행사를 1면과 사회면에 크게 소개했다.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