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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싼 가정용 전기료, 업소용-산업용의 3~6배

입력 | 2001-07-27 18:22:00


본보가 입수한 ‘2001년 전기 원가와 판매단가 승인’ 자료에 따르면 용도별 전기요금제 시행으로 가장 큰 부담을 지는 곳은 가정이다.

자료에 따르면 발전소별 발전원가는 ㎾당 유연탄 36.61원, 원자력 36.79원, 수력 64.41원, 중유 68.15원, 복합발전 89.99원, 무연탄 94.48원, 액화천연가스(LNG) 94.75원 등으로 발전용량을 감안한 평균 발전원가는 48.26원이다. 여기에 전기를 송전, 배전, 판매하는 데 드는 비용 17.84원과 업무비 등 7.46원이 붙어 ㎾당 총 원가는 73.56원이 된다.

한국전력은 전기를 원가대로 사용자에게 팔지 않고 있다. 용도에 따라 가정용 일반용(업소용) 등은 원가보다 비싸게, 산업용 농사용 등은 싸게 판다.

용도별 전기요금제는 3공화국 때인 1964년부터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농어촌 등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산업용과 농사용을 원가 밑으로 손해를 보며 공급하는 국가는 찾기 어렵다. 선진국은 대부분 전기사용량과 전압별로 가격을 차등화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나라별 전기요금은 한국을 100으로 볼 때 프랑스 107, 대만 108, 미국 112, 영국 131, 일본 278 등이다. 국민소득을 감안하면 오히려 국내 전기요금이 비싼 편이다.

이 연구원의 김진우 박사는 “가정과 업소에서 거둔 전기요금으로 전체 전기의 절반 이상을 쓰는 산업용과 농사용 등의 손실을 메워주는 소비자간 교차보조는 산업정책으로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기업에 대한 보조금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만큼 원가를 반영하는 전기요금 가격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요금을 사용량에 따라 차등화하는 누진제에 대해 가정에서는 불만이 많다. 누진제의 취지가 에너지 절약인데도 전체 전기의 15%밖에 사용하지 않는 가정용에만 적용하고 56%를 쓰는 산업용과 19%를 쓰는 일반용(업소용)을 제외한 것은 에너지 과소비를 조장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가정은 에어컨조차 제대로 켜지 못하고 찜통더위에 시달리지만 일부 백화점 유흥업소 기업체 등은 한기를 느낄 정도로 냉방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누진율의 폭이 지나치게 큰 것도 가정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누진제는 kWh당 최저요금(50kWh까지 34.5원)과 최고요금(500kWh초과 639.4원)의 차를 18.5배로 정하고 있다. 250만 가구가 사용하는 300∼500kWh의 kWh당 요금은 평균 356.9원으로 산업용(60.8원)의 5.9배, 업소용(108.7)의 3.3배다.

이와 함께 전국 359만 가구의 아파트 주민에게는 단독주택에는 없는 변압기 유지와 전기시설 관리 등을 위한 비용으로 연간 2314억원, 가구당 연평균 6만4456원을 더 물리고 있다.

한전은 99년 2조4324억원, 작년 3조28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올해는 작년보다 이익이 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2000 회계연도에 주주인 정부(지분 52.2%)에 9%인 1504억원, 외국인(26.2%)과 일반인(13.4%) 등에 12%인 1829억원을 배당했다.

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