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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세계/서비스 컨설턴트]"대학-법원-룸살롱서도 강의요청"

입력 | 2001-06-26 18:51:00


"화가 난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아래로 쳐다보고, 낙담한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그 사람의 눈을 자주 바라보세요. 상대방이 말을 빨리 하면 그에 맞춰 빨리 말하는 것이 성격 급한 고객에 대한 배려입니다"

국내 최고의 서비스컨설턴트로 꼽히는 안미헌(31) 서비스코리아 원장이 권하는 '고객맞춤형 대화방법' 가운데 하나. 이미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돼있는 서비스컨설턴트라는 직업이 외환위기이후 '고객감동경영' 바람이 불면서 국내에서도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안원장은 이 분야 경력 8년의 베테랑 컨설턴트. 93년 대한항공이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모집한 비(非)승무원출신 사내친철교육강사 공채에 뽑혀 서비스컨설턴트의 길에 접어들었다. 이후 삼성에버랜드 서비스아카데미강사를 거쳐 지난해 3월 전문강사 4명을 거느린 독립 서비스컨설팅회사 서비스코리아를 차렸다.

그동안 안원장이 직접 나가 강의한 곳만 1000여곳을 헤아린다. 삼성화재,SK텔레콤,LG정유 등 대기업과 서귀포시청, 각 구청 등 관공서가 주요 고객이다. 그는 "최근에는 의대 교수, 법원 직원은 물론 룸살롱 아가씨들로부터도 강의요청이 들어온다"며 "고객에게 최대한 만족감을 주고 배려를 하지 않으면 어떤 업종이든 성공할 수 없는 시대가 아니냐"고 반문한다.

안원장이 강의하는 내용은 △올바른 자세 및 대화방법같은 초보적인 친절교육에서 △재방문 유도방법 등 서비스 접점연출 △컴플레인 응대방법 등 서비스 접점관리 △지속적인 고객관계유지방법까지 다양하다. 단순한 친절강의에서 기업의 서비스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진단하고 분석해서 적절한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컨설팅수준으로 막 넘어가려는 단계에 와있다. 그는 "강의요청이 폭주하는 10,11월에는 일주일 내내 하루도 쉬지 못하고 강의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사내강사 또는 프리랜서로 활약하는 친절 및 서비스교육강사는 대충 500여명이고 여성이 80%를 차지한다. 이 중에서 상당한 경력과 이론으로 무장한 서비스컨설턴트급 강사는 손에 꼽힐 정도. 이들이 받는 보수는 철저하게 개인의 능력, 강의 규모나 회수에 따라 정해진다. 일년에 수백만원밖에 벌지 못하는 초보강사가 있는가 하면 연봉 1억원을 넘는 초일류급 강사도 있다.

안원장은 예비 서비스컨설턴트로 추천하고 싶은 성격으로 "천성적으로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 말하기 좋아하고 사물을 예민하게 관찰하는 눈을 가진 사람이 적합한 직업"이라며 "특히 백화점 증권사 은행 놀이공원 같이 매일 고객을 직접 만나 많은 에피소드를 가진 경력자가 훌륭한 강사로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