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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탈북 박충일씨]"비인도적 北실상 알리고 싶었다"

입력 | 2001-06-25 18:39:00


지난해 1월 러시아에서 체포돼 중국으로 넘겨진 뒤 북한에 강제 송환됐던 7명의 탈북자 중 1명이 또다시 북한을 탈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탈북자 송환문제는 당시 탈북자의 인권과 한국정부의 미온적인 대책, 언론보도의 윤리성 등과 관련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었다.

25일자 산케이신문은 북한을 재탈출한 박충일(朴忠日·사진)씨와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신문은 박씨가 비정부기구인 ‘북한난민구원기금’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밝혔으며 인터뷰 장소는 ‘아시아의 한 국가’라고만 보도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박씨는 99년 12월 29일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의해 훈춘(琿春)의 중국공안국으로 넘겨졌으며 다른 일행과 함께 북한으로 송환됐다. 송환되기 전 그는 “북한으로 넘겨지면 죽는다”고 애원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씨는 함경북도 청진에 있는 노동당 보위부소속의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됐다. 그곳에서 금속 체인과 곤봉 등으로 심하게 맞으며 ‘누구와 만났나’ ‘어디로 가려고 했느냐’는 등의 추궁을 당했고 전기고문도 받았다.

8개월쯤 뒤인 지난해 8월 귀택명령을 받았다. 할아버지가 항일 빨치산활동을 했고 친척 중에 대남공작원이 있다는 점이 평가돼 ‘갱생의 기회’를 얻은 것. 수용소에 있었던 일은 발설하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썼다.

박씨의 부모는 이혼했고 아버지는 일찍 타계했다. 이 때문에 아저씨 집으로 돌아온 그는 며칠 후 독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하는 등 3차례에 걸쳐 자살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수용소에서 친하게 지낸 ‘유’라는 사람이 한국으로 망명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지난해 가을 다시 중국으로 탈출했다가 한국인과 만나지 못하고 다시 북한으로 돌아왔다. 올 4월 다시 중국으로 탈출해 선양(瀋陽)에서 조선족 친구와 만났다. 그의 밀고로 중국 공안에게 붙잡히기 직전 도망쳐 국제인권단체의 보호를 받고 있다.

박씨는 “한국을 동경해 북한을 탈출하려고 했다”면서 “함께 북한으로 송환됐던 6명의 소식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얼마나 비도인적인 국가인지를 폭로하고 싶었다”며 “러시아의 국경수비대에 체포당했을 때 모스크바의 유엔고등난민판무관실의 도움으로 정식으로 난민지위를 얻었으나 중국은 이를 무시했다”고 중국도 비난했다. 박씨는 수용소에 당한 고문과 폭행으로 배와 머리, 손 등에 많은 상처가 남아 있으며 2시간의 인터뷰 도중 가끔 누워야 하는 등 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