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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佛점성술사 "내 운명은 나도 몰라"

입력 | 2001-06-07 18:59:00


엘리자베스 티시에(63)는 프랑스에서 점성술사로 유명한 인물이다. 한때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점성술 자문을 맡은 적도 있다. 그런 그녀가 요즘 난데없는 사회학 논쟁에 휘말려 있다. 그녀가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소르본 대학에 제출한 논문 때문이다.

티시에씨는 자신의 개인 웹사이트에서 자신이 레이건 대통령의 암살 미수 사건과 1987년의 주식시장 붕괴, 베를린 장벽 붕괴 등을 예언했으며, 앞으로 “소르본 대학이 점성술을 강의하도록 만들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일간지인 르몽드지는 1면 기사에서 그녀의 논문이 학문적 분석이라기보다는 점성술을 종교처럼 믿는 사람의 자기 합리화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것이 티시에씨의 논문을 둘러싼 사회학 논쟁의 불씨가 됐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프랑스 주요 일간지들이 이 논문에 대한 의견을 게재했으며, 400명이 넘는 사회학자들이 소르본 대학 학장에게 이 문제에 대해 독자적인 평가를 해줄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에 서명했다. 또한 프랑스 과학정보 협회는 학자들에게 이 논문의 검토를 의뢰했다.

티시에씨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녀의 논문이 방법론을 둘러싼 사회학계 내의 분쟁에 희생양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티시에씨의 논문을 빌미로 에밀 뒤르크하임의 추종자들과 막스 베버의 추종자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파리 대학에서 사회학을 강의하고 있는 주디트 라자는 르피가로지에 기고한 글에서 티시에씨의 논문을 비판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논문을 제대로 읽지도 않았음을 지적하면서 이번 논쟁의 진정한 목표가 이 논문의 저자가 아니라 그녀의 지도 교수인 미셸 마프솔리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프솔리씨는 막스 베버의 추종자들 중에서도 매우 극단적인 진영에 속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티시에씨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녀의 논문에 방법론적인 엄격함이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프로방스 대학 사회학과의 크리스티앙 보들로 교수와 로저 에스타블레 교수는 마프솔리씨가 이성과 객관성보다 “근거 없는 해석과 즉흥적인 분석”을 옹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비난에 대해 티시에씨는 르몽드지에 기고한 글에서 “300여쪽의 논문과 명성”만으로 박사 학위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자신은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박사 학위를 받는데 필요한 모든 과정을 마쳤다고 반박했다.

(http://www.nytimes.com/2001/06/02/arts/02ASTR.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