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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플라자]히딩크에 대한 논란

입력 | 2001-06-04 19:10:00


《‘네티즌 플라자’는 동아닷컴 축구게시판에 올린 네티즌의 글 가운데 다시 한번 독자들과 함께 읽어보고 싶은 글을 골라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단 이곳에 실린 글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이번 ‘네티즌 플라자’에는 ID:한국인님님의 '히딩크의 영웅화는 한국축구 세계화의 발판’이란 제목의 글 입니다. ▲

히딩크 감독을 한국이 이번 대회 성적이 좋지 않음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깊이 신뢰하고 있는 것 같다.

2승1패, 그것만 놓고 본다면 우리가 어느 대회 나가서 이만한 성적 거둔 적이 있던가? 올림픽 때도 그랬지만...

운이 없었다 생각하자. 저 하늘은 아직도 우리의 미래를 위해 일부러 힘겨움을 주시는구나.

언론은 말만들기에 집착하지 말고 탓하기 전에 격려하는 자세를 배워야 한다. 모든 뉴스 기사가 그렇다. 잘못 되었다고 지적만 해놓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막연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으로 임무를 다했다고 생각한다.

사건 사고가 아니면 뉴스가 없는 우리나라,

내가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문학쪽의 생리에 관심이 많은데 이쪽의 비평가들도 마찬가지다. 지들이 작가의 깊은 속까지 들어갔다 온 양 떠들어댄다.

이름있는 작가의 작품을 이상야릇하게 비판하거나 하면 그건 역시 특종이 된다. 모든 방송 신문사도 마찬가지다. 특종거리 없을까, 어떻게 말을 바꾸어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을까, 를 위한 치열한 판매부수 경쟁,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취재한답시고 그들의 프라이버시마저 침해하고 사실에다 허구를 덧붙여 기자의 역활을 다했다고 믿는다.

TV를 보다가, 특히 지역방송 뉴스를 보다가 첫번째 화제가 사회악에 관련된(강간,절도,폭행)내용이 나오면 정말 화난다.

그저 그것은 아무런 해결책이 없는 단지 보여주기일 뿐이다. 물론 우리가 스스로 깨닫고 절대 저런 일이 없어야지 다짐하면서 보면 되지만 그것도 맘대로 되나.....

난 기억한다. 히딩크 감독이 처음 부임해 왔을 때 신문들마다 그를 영웅화한 것을...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별볼일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언론때문에.......

얼마 안 가 말을 바꾸는 신문사들의 횡포에 이젠 진절머리가 난다.

그래도 양심있는 신문사도 있겠지.........

어느 신문에서 봤던 `오늘 원톱엔 설기현 선수가 섭니까` 란 질문에 히딩크는 어리석은 질문이라며 면박을 줬단다. 그도 그럴것이 세상에 누가 감독인지, 어떤 전술로 나올지도 모르는데 그런 질문을 하여 히딩크의 권한을 침해하다니....

참 어리석다. 제딴엔 기사거리 하나 써보려고 한 것이겠지...

차라리 말을 하지 말지......

1위 지상주의와 더불어, 특종 지상주의가 우리 사회 전반엔 팽배해있다. 신문사는 하나의 관점을 정했으면 그방향으로 계속 나가야 한다. 이랬다 저랬다.

또 모른다. 히딩크를 비난하는 국민들도 있겠지..

하지만 생각해보라, 히딩크가 아닌 다른 감독이었다면 이만큼의 성과를 올렸을까? 그 누구도 이 기본이 안되어있는 축구계를 맡으면 실패를 거듭하기 마련이다.

그 실패를 이제는 다 끝났다는 둥, 도대체 한 것이 뭐냐는 둥, 기술이 없네, 수비가 어쩌네, 볼을 오래 끄네 해봤자 사어에 불과하다.

그런 말을 하는 축구계 사람들은 왜 진작에 알면서도 고쳐보려 노력하지 않았는지......

누구나 말을 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축구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깊은 자책을 하며 말을 삼가할 줄도 알아야 한다.

윗물이 더러운데 아랫물이 깨끗하기를 바라는 것 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우리는 히딩크에게 그 물을 말끔히 씻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는 신이 아니지만 영웅으로 추앙받을 수는 있다.

그가 우리 축구의 모든 것을 선진국화 시킬 수는 없지만 기본이 깔리지 않은 현실에서 조금씩 한 단계 두단계 상승 시킬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 모든 걸 책임지우고 영웅을 깔아뭉개는 그런 말장난은 이제 삼가야 한다. 그를 비난하기 전에 우리가 숱하게 들어 지겨울 정도인 협회나 축구계 전문가들의 안이함과 근시안적인 사고를 먼저 발 벗고 진지하게 파헤쳐들어가 그들로부터 조그마한 해결책이라도 얻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신문사등 언론의 몫이다. 경기결과에만 집착치 말고 축구에 대한 것 뿐 아니라 사회전반에 깔려있는 온갖 부조리와 병폐들을 찾아내 고쳐줘야 하는 것이 그들의 할 일이 아닌가......

문제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그것을 알면서도 고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일본에게조차 추월당하고 한국축구는 딴 나라에서는 쉬운 먹이감으로밖에 취급받지 못한다. 더이상 히딩크를 비난말고 바탕을 제대로 겪지 못한 선수들의 감독으로서 절치부심하며 매진하고 있는 감독을 영웅화시키자.......

진짜 영웅은 현실이 어려울 때, 무언가 부족함을 느낄 때 그것을 한 차원 높여주는 사람이 진정한 영웅이라 할 수있다.

축구전문가라고 떠들어대는 자들, 너희들은 우리가 성적이 어떻든 잠자코 있어라, 우리가 월드컵 16강 올라도 좋아 날뛰지 말고 그저 묵묵히 뒤에서 박수나 쳐라...

너희들이 해냈다는 생각 절대 하지 마라.

이런 말 더이상 듣기 싫으면 지금부터라도 학생축구에 보다 많이 투자하고 밀어주어라.....

그리고 언론사들의 객관적인 시각, 올바른 기사에 더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한다.

히딩크의 영웅화를 한국축구의 세계화라 무식하게 확신하지도 마라,

이 무능한 사회현실 속에서 그는 영웅이 될 수는 있으되, 한국축구 세계화의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