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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마당]허종욱/한동대 총장의 정직성

입력 | 2001-06-03 19:00:00


정직성 교육으로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포항 한동대학에 위기가 닥쳤다. 전 이사진과 대학 사이에 불거진 불화는 5월 11일 김영길 총장과 오성연 부총장이 각각 2년과 1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됨으로서 극치에 달했다. 45건의 민형사 사건을 통해 6년간이나 끌어온 사건이다. 해외도주와 증거인멸 우려라는 재판부의 판단이 사법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현직 대학총장과 부총장의 동시 법정 구속을 낳았다.

재판부가 지적한 업무상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 등 6개에 이르는 죄목은 대부분 대학재정 관리 및 사용에 관한 것이다. 3개월간 주지 못한 교직원 급여를 국고금에서 전용해 쓴 것이 그 한 예이다. 전용은 했으나 개인 착복은 없었다는 사실이 재판결과에서 드러났다. 그러나 정직성 교육을 최고의 교육지표로 삼고 있는 이 대학의 최고 책임자는 부정직하고 부도덕한 사람이라는 비난을 재판부로부터 받게 되었다. 한동대 교수 성명은 행정미숙에서 라는 표현으로 어느 정도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정직성에는 하자가 없음을 천명했다. 이 점은 자신의 부덕의 소치로 오 부총장이 기소된 점에 유감을 표시하며 선처를 바란다는 김 총장의 최후 진술에도 잘 나타나 있다. 김총장이 대학에 이루어 놓은 업적과 불가피한 재정사정 때문에 취해진 잘못을 비교 고려해 볼 때 재판의 결과가 가혹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승의 날인 5월 15일 1500여명의 학생과 300여명의 학부모가 경주 구치소에 갔다. 필자를 포함한 교수들도 함께 했다. 구치소 앞에서 학생들은 스승의 노래를 불렀다. 데모와 소요는 없었다. 파견된 교도관과 경찰관들도 의아해 했다. 카네이션을 교도소 정문 앞에 놓고 돌아서는 학생들의 눈물 속에서 김총장과 오부총장의 정직성을 필자는 보았다.

정직성을 강조한 인성교육은 다른 대학에서 찾아보기 힘든 한동대만의 색깔이다. 인성교육은 신입생으로부터 시작하여 졸업 후 사회 생활에까지 연결된다. 한동대 출신의 취직률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교육은 교실에서 가르치는 교과 중심이 아니다. 학교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람의 행위 자체가 바로 정직성 교육이다. 학생들은 교수에게서, 교수는 대학지도층에서, 지도층은 총장에게서 정직성을 배운다.

이례적으로 교수회의와 교수협의회가 함께 발표한 성명서는 총장과 부총장을 신뢰하며 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총학생회 성명은 총장에 대한 존경심에는 변함이 없다 고 했다. 이 모두가 총장과 부총장의 정직성을 지켜본 결과에서 나온 결과이다.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재판부에 낸 탄원서에 학부모들은 8만5000여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1만5000명이 넘는 한동대의 후원자들은 매달 2억원에 가까운 모금을 보낸다. 미국에서만도 300명 이상의 교포가 450만달러를 기증한다. 총장이 부정직하고 부도덕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성원이 어떻게 이루어졌겠는가?

허종욱(한동대 객원교수·사회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