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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민생에 고통주는 과격시위

입력 | 2001-06-03 18:33:00


민주노총과 일부 대학생들의 대규모 도심 시위는 민생에 고통을 주고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주말 민주노총의 시위에서는 다시 화염병이 등장했고 도로 무단점거로 서울역 마포 신촌 일대의 교통이 마비됐다. 퇴근길 회사원이나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은 두어 시간 자동차 속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불편을 겪었다.

경총회관에는 화염병 10여개가 던져져 현관 유리창이 깨지고 1층 천장에 불이 붙었다. 소방차가 출동해 다행히 대형 화재로 번지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있는 빌딩에 화염병을 던진 행위는 테러에 가까운 중대한 범죄이다.

민주노총은 인터넷 속보판을 통해 노동쟁의 현장에 경찰력 투입을 요구하는 경총에 대한 ‘응징’이었다고 주장했다. 노사분규가 생길 때마다 경찰력 투입을 요청하는 경총에 대해 화가 났더라도 화염병 투척은 오히려 경총의 요구를 정당화해 줄 뿐이다.

민주노총이 일부 극렬 노조원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과하기는커녕 인터넷 속보판에서 ‘응징’ 운운 한 것은 건전한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민주노총의 이러한 행태는 자칫 자신들의 합리적인 주장마저도 외면당하게 할 수 있다.

경찰청사 앞에서도 근로자들이 계란과 돌을 던지고 월드컵 홍보 입간판을 불태우고 몸싸움을 벌이다 경찰과 노조원 수십명이 부상했다. 노동계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단체가 대우자동차 노조의 과잉진압에 대한 항의를 이런 식으로 할 수밖에 없었는지 묻고 싶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도심의 집회와 시위를 평화적으로 이끌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다면 앞으로 무고한 시민들을 고통과 불안으로 몰아넣는 도심 시위를 벌여서는 안된다.

민주노총이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 철폐, 주5일 근무, 모성보호법 제정 등은 일부 조건이나 시행시기 등에서 견해 차이가 있을 뿐 노사정이 원칙적인 면에서는 동의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문제는 4일 열리는 임시국회나 노사정위에서 충분히 논의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민주노총이 대우자동차의 GM 매각 반대를 고집하는 것은 근로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르노삼성자동차를 보더라도 지금의 경제상황에서는 대우자동차를 외국기업에 매각하는 것이 공장을 가동시키고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경제 전망이 어둡고 정치마저 불신을 받고 있는 터에 노동자들의 극한투쟁이 사회불안으로 이어지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