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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게 이렇군요]대통령 행사와 黨총재 행사가 겹치면…

입력 | 2001-05-28 18:45:00


시도지사가 대통령이 주관하는 행사와 소속 정당의 총재가 주관하는 행사가 겹치면 어느 쪽에 참석해야 할까.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과 문희갑(文熹甲) 대구시장은 최근 하마터면 이런 선택을 해야 하는 난처한 처지에 빠질 뻔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 대한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준비상황 보고회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참석하는 시도지사 정책간담회가 같은 날 같은 시간대인 28일 오전 11시와 10시반으로 각각 잡혀있었기 때문.

흥미로운 것은 안, 문 시장 모두 한때는 한나라당 행사에 참석하려고 했었다는 점.

청와대측이 “국가적 대사인 월드컵 준비 보고회에 시도지사가 불참할 수 있느냐”고 설득했지만 두 시장은 “한나라당 행사 일정이 먼저 잡혔다”며 청와대 행사에는 대신 부시장을 보내겠다고 한 것.

결국 남궁진(南宮鎭)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한나라당 김무성(金武星) 총재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일정을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를 보고받은 이 총재가 간담회를 오후 12시20분으로 늦췄다.

덕분에 안, 문 시장은 월드컵 준비 보고회에 참석한 뒤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하게 됐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지방선거를 앞두다 보니 대통령보다 공천권을 쥔 야당 총재가 더 무서운가 보다”며 씁쓸해 했다.

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