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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만화영화의 주인공 캐릭터들, 전시회 나들이

입력 | 2001-05-11 11:15:00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이 화면 밖으로 나들이를 나왔다.

오는 20일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모형 경매에 앞서 애니메이션 팬을 위한 전시회에 나선 것이다.

서울 인사동 사거리 전시장 '마이아트 옥션하우스'에 나타난 모형들은 5,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애니메이션 팬들의 사랑을 받은 주인공들이다.

데츠카 오사무 원작의 '아톰', 60년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괴수로봇',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태권 V', 북한 애니메이션 '불가사리' 등.

300여평 규모의 행사장에 시대별, 국가별로 진열돼 있는 3천여종의 모형들은 월트디즈니의 초기 애니메이션 캐릭터에서부터 '오사카틴토이'의 '스타워즈'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콜렉터들의 관심을 자극할만하다.

약간 상처를 입은 것도 있고 오리지널 포장 상자를 갖춘 것도 있는데 태엽 작동 완구나 금형 틀로 제작된 것들은 4, 50년이 지났지만 요즘 장남감보다 견고해 보인다.

희귀한 것들이라 가격도 만만치않다. 뉴욕 맨해턴의 공동품 완구상 '펀 앤틱 토이즈'에서 개점 70주년 기념으로 3세트만 특별 제작한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석고인형은 60만원, 마텔사가 51년에 제작한 '뽀빠이 뮤직박스'는 100만원을 넘는다. 또 일본 거대 로봇 만화의 시조라 불리는 '철인 28호'의 캐릭터를 이용한 양철 비행기는 500만원을 호가한다.

그렇다고 추억의 명작 모형 캐릭터만 있는 건 아니다. 피카츄 장난감 같은 어린이 구미에 맞는 요즘 아이템들도 200여종이나 있다. 수족관에서 자동 센서로 헤엄치는 로봇 물고기와 거북이, 생각할 수 있는 로봇 강아지 '아이보'는 어린이 관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관객은 10대 위주일 것 같지만 30,40대 이상도 꽤 많다. 30대 후반의 한 관객은 태권V 조립인형과 시리즈로 제작된 영화 포스터 앞에서 "만화영화에서처럼 엄마 스카프를 몰래 꺼내 망토를 두르고 뛰어다니던 생각이 난다"며 미소를 지었다.

전시장 관리자는 "어린이날을 전후해서 초등학생들이 부모님들과 많이 찾았는데 요즘은 20대에서 5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꾸준히 찾아온다"고 말했다.

지난 해 서울랜드에서 '놀자, 만화영화'전을 개최한 바 있는 와일드옥스엔터프라이즈의 대표 김혁씨는 "어린이들뿐 아니라 어른들 반응이 좋아 캐릭터 콜렉션을 준비했다"며 "정작 국내 애니메이션 상품이 부족해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에까지 건너가 캐릭터 모형을 수집해온 김씨는 "일본의 만다라케처럼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만화영화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경매는 20일 오후 6시부터 이 곳 전시장에서 열린다. 문의 02-2166-2300

오현주vividr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