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이혼녀가 미혼 남성과 혼인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통계청 등의 자료를 토대로 서울 여성들의 가족 노동 문화 등의 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2000년 서울여성백서’를 22일 발간했다 》
▽결혼 및 이혼〓백서에 따르면 80년 1.5% 수준이던 ‘재혼 여성+초혼 남성’의 결혼 비율이 99년 3.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재혼 남성+초혼 여성’은 4.8%에서 3.3%로 줄었다.
또 이혼율은 매년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여 90년 1만3432건에서 99년 2만5917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97년 21.7%였던 이혼율이 98년과 99년에는 각각 29.6%와 30.4%로 크게 늘어 외환 위기로 인한 가정 경제의 파탄이 부부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이혼 사유도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고부 갈등’ 등은 점차 감소한 반면 ‘경제 문제’는 90년 2.3%에서 99년 7.7%로 크게 늘어났다. ▽문화 생활 및 남녀 평등 의식〓여가 활동에 들이는 시간도 남성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미혼 여성이 신문과 TV 등 대중매체를 보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고 스포츠, 외국어 및 자격증 취득을 위해 쏟는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47분으로 미혼 남성보다 4시간 가량 적었다. 그러나 영화 연극 등의 공연을 본 비율은 여성(63.7%)이 남성(60%)보다 높았다.
남녀의 정보 격차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서울 여성의 정보화에 대한 인지도는 43.8%로 남성 66%에 비해 크게 낮았으며 컴퓨터 이용률(여성 43.3%, 남성 58%) 인터넷 이용률(여성 29.1%, 남성 46.7%) 부문에서도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남녀 평등 의식과 관련해 지난해 서울 여성은 호주승계의 순서를 ‘아들 우선’(29.5%)보다 ‘아들 딸에 관계없이 연장자순’(63.8%)으로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반해 ‘시대가 바뀌어도 아들은 필요하다’(35%), ‘자녀는 아버지의 성을 따라야 한다’(45.4%)는 의견이 여전히 높아 아들 선호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풀이됐다.
▽노동 및 취업〓99년 서울 여성의 ‘임금노동시간’(미취업 여성을 포함한 전체 여성의 근로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46분으로 남성(4시간41분)보다 1시간55분 짧았으나 가사노동을 포함할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오히려 하루에 52분을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 여성의 취업 비율(취업건수/신규구직자수)은 99년 남성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지난해에는 남성보다 10.6%포인트가 낮아 여성의 취업이 더 힘들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별로는 10대 여성의 취업 비율(36.3%)이 가장 높았으며 20대(32.3%) 30대 (9.7%) 40대(9.5%) 50대(5.3%) 등의 순이었다.
이번 백서는 5월 초부터 서울시의 ‘서울여성’ 홈페이지(http://women.metro.seoul.kr)를 통해 볼 수 있다.
maruduk@donga.com
성별 직종별 취업자 분포(단위:천명, 괄호안은%)
계
입법 및 관리직
전문직 및 준전문직
사무직
서비스 근로
농어업 숙련
기능직 및 조립직
단순노무직
서울여성
1845(100)
8
(0.4)
346
(18.8)
323
(17.5)
697
(37.8)
4
(0.2)
240
(13.0)
226
(12.2)
서울남성
2618(100)
142
(5.4)
29.4
(770)
268
(10.2)
496
(18.9)
9
(0.3)
720
(27.5)
213
(8.1)
서울 부부들의 형태별 혼인 현황(단위:%, 자료:통계청)
초혼(남)
초혼(여)
재혼―초혼
재혼―초혼
재혼―초혼
1980
90.1
4.8
1.5
3.6
1990
89.9
3.9
2.2
4.0
1989
87.3
3.2
3.2
6.3
1999
86.5
3.1
3.3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