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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4월의 밤 수놓는 건반과 현의 향연

입력 | 2001-04-15 18:41:00


'체력이 좋다'고 알려진 백혜선(서울대 교수)은 지금 그 체력을 무기로 두 가지 만만치 않은 과제를 수행 중이다. 하나는 22일 7시반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비롯, 4개 도시를 순회하며 갖는 콘서트다. 또 하나는 6월말로 예정된 첫 아기의 출산.

연주곡도 의표를 찌른다. 1부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 33개의 변주 속에 피아노의 온갖 기교와 명상, 해학, 서정이 담긴 작품으로 50분이 넘는 피아노 역사상 ‘최장 대곡’ 중 하나다.

2부는 리스트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6개의 연습곡’. ‘피아노의 귀신’으로 불렸던 리스트가 온갖 극한의 손놀림을 발휘하기 위해 만든 인간 손가락 기교의 시험장이다.

“연습 일정을 잡을 때는 임신사실을 몰랐죠. 보통 예닐곱시간은 쉬지 않고 연습하는데, 요즘 두 시간에 한번 정도 휴식을 갖는 것을 제외하면 별 불편은 없어요.”

그는 아이가 가져온 미묘한 신체적 정서적 변화가 연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주의 깊은 청중이라면 이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지방 순회 연주도 열린다. 16일 순천문화예술회관, 17일 광주문화예술회관, 19일 부산문화회관, 24일 울산현대미술관, 27일 대구문화예술회관. 2만∼5만원. 02―598―8277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는 그가 출연한 광고 카피처럼, 양성식의 연주는 애잔한 감성으로 청중의 마음을 파고든다. 그가 20일 8시 LG아트센터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비의 소나타’로 알려진 브람스의 소나타 1번, 비에니아프스키의 ‘화려한 폴로네즈’ 2번 등을 연주한다. 반주는 피아니스트 로버트 코닉.

이번 콘서트에서 단연 흥미를 끄는 부분은 그의 명기 ‘과르네리 델 게수’ 의 음색.

과르네리는 스트라디바리와 함께 바이올린의 대명사로 불리는 보물이지만 스트라디바리보다 다루기 힘들어 ‘까탈스럽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불만스러운 부분을 없애려 최근 바이올린을 입원시킨 뒤 ‘대수술’을 감행했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수술장면 사진’이 눈길을 끈다. http://communities.msn.com/sungsicspics/PhotoAlbum

18일 7시30분 대구 대덕문화전당에서도 콘서트가 열린다. 1만∼4만원. 02―543―5331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