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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엿보기]맥클래리는 놀때도 프로

입력 | 2001-04-08 19:32:00


삼성 썬더스 안준호 코치는 지난해 7월 시카고에서 열린 외국인선수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마지막 순위로 아티머스 맥클래리(28)를 지명한 뒤 본사에 국제전화를 걸어 “이제 우리가 챔피언입니다”라고 감격해 했다.

맥클래리는 정규리그 활약은 말할 것도 없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역대 최다인 평균 35.4득점(종전기록 조니 맥도웰이 97∼98시즌에 세운 26득점)을 올리며 챔피언 등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안코치의 예언이 기막히게 들어맞은 것.

실력도 실력이지만 맥클래리는 성격도 좋아 코칭스태프와 국내선수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만점.

6일 시상식 직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삼원가든에서 열린 우승축하연. 맥클래리는 여러 가지 익살스러운 장난으로 좌중의 배꼽을 빼놨다.

그는 언제 마련했는지 1회용 카메라를 들고 회사간부들과 선수들은 물론 치어리더와 기자단 자리까지 휘젓고 다니며 플래시를 터뜨렸다. 가장 자신 있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라는 주문과 함께….

그뿐인가. 맥클래리는 만나는 사람마다 권하는 소주잔을 기분 좋다고 휘파람 비슷한 ‘휙휙’하는 소리를 내며 오렌지주스 마시듯 좍좍 들이켰다.

술이 오른 맥클래리는 갑자기 돌이 갓 지난 딸 엘레야를 단상에 안고 나와 만세를 부르기도 했고 코치들을 일부러 찾아다니며 안아달라고 ‘응석’을 부리기도 했다.

그날 참석자 중 누군가가 “역시 맥클래리는 놀 때도 프로 중의 프로”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