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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조훈현 9단 국수 컴백

입력 | 2001-04-08 19:01:00


조훈현(曺薰鉉) 9단이 중국의 여류기사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에게 내리 3연승을 거둬 지난해의 패배를 설욕하면서 국수위에 복귀했다.

조 9단은 7일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 학록정사(鶴鹿精舍)에서 열린 44기 국수전 도전 5번 기 제3국에서 루이 9단에게 24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3대 0으로 이겼다.

조 9단은 이로써 지난해 43기 국수전에서 루이 9단에게 1대 2(당시 3번 기)로 빼앗긴 타이틀을 되찾으며 국수전 사상 최다인 16회 우승의 기록을 세웠다.

조 9단은 이날 대국에서 루이 9단이 초반부터 특유의 강공을 구사하자 이를 되받아치며 난전을 벌였다.

조 9단은 루이 9단의 실착을 틈타 하변 흑 진영을 유린한 데 이어 우변에서 흑 대마의 생사가 걸린 패를 만들어 그 대가로 우상 흑 진영을 초토화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루이 9단은 마지막 초읽기에 몰리며 계속 승부수를 띄웠지만 조 9단의 정확한 응수에 오히려 중앙에서 우하귀에 이르는 거대한 흑 대마가 잡히자 돌을 던졌다.

조 9단은 이번 국수전 본선 첫판에서 신예 백대현(白大鉉) 4단에게 불의의 1패를 당해 패자 조로 밀렸지만 이후 연승을 거둬 도전자 결정전 3번 기에서 이창호(李昌鎬) 9단을 2대 1로 누르고 도전권을 따낸 바 있다.

한편 이날 대국이 열린 안동 하회마을에서는 이 지역 팬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서능욱(徐能旭) 9단이 공개 해설을 가졌다.

또 양재호(梁宰豪) 9단과 장두진(張斗軫) 7단이 프로 기사 한 명과 아마추어 기사 여러 명이 바둑을 두는 지도 다면기를 갖는 등 풍성한 바둑축제가 펼쳐졌다.

suhchoi@donga.com

▼조훈현 인터뷰 "고향같은 국수전 타이틀 따내 기뻐"▼

조훈현 9단은 이날 9시간이나 걸린 대국을 끝낸 뒤에도 지친 표정 없이 여유 있는 농담을 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수 위에 복귀한 소감은….

“내겐 고향 같은 기전인 국수전 타이틀을 따내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전체적으로 이번 국수전에선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도전자 결정전 3국에서 이창호 9단에게 이긴 것도 행운이었고 도전기 1국도 단수를 잇지 않는 어이없는 착각으로 완전히 망했는데 루이 9단이 방심해 가까스로 이겼다.”

―지난해 전통의 기전인 국수전을 외국 여성에게 빼앗겼다고 해서 말도 많았는데….

“(농담조로) 지난해에는 여성 바둑계를 위해 서비스한 것이다. 올해마저 지면 여성 기사에게 특별히 약하다는 말을 들을까봐 열심히 뒀다.”

―지난해 29승27패로 최악의 성적을 보였는데 올해는 14승6패로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다. 특별한 비결은….

“제주도 조랑말을 아나. 경주를 벌이면 초반엔 맨 앞에서 달리다가 나중엔 꼴찌로 들어온다. 올해 내가 그럴 것 같다. (웃음) 지난해엔 다른 사업에 신경 쓰느라 부진했는데 올해는 승부에 전념하고 있다.”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