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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발언대]육철회/탑골공원 삼일문 현판 꼭 바꾸어야

입력 | 2001-04-03 15:53:00


서울시가 3·1절 82돌을 맞아 탑골공원의 역사적 위상을 되찾기 위해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늘어난 탑골공원 이용자들의 무질서한 행위 때문에 탑골공원의 역사적 상징성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독립운동의 성지인 탑골공원의 얼굴인 정문에 걸려 있는 삼일문 현판을 올바르게 처리하지 않는다면 탑골공원 성역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독립운동 더구나 3·1운동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일본 육사를 졸업하고 만주관동군에 근무했던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삼일문 현판을 성역화 사업 이후에도 그대로 놔둔다면 이는 독립선열들을 모욕하는 것이며, 민족사를 왜곡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탑골공원 정문의 삼일문 현판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 3·1 독립운동과 직접 관련있는 선열의 글에서 글자를 찾거나 생존해 있는 애국지사의 글을 받아 현판을 교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리적인 방법으로 삼일문 현판을 철거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탑골공원 성역화를 명분으로 자연스럽게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밖에도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현판 교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육철회(신시민운동연합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