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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빈 리어든 클라크그룹 회장…한국법인 사장이 美그룹 회장

입력 | 2001-04-02 18:34:00


세계적인 지게차 생산업체인 미국 클라크 그룹은 최근 ‘클라크 머터리얼 핸들링 아시아’의 캐빈 리어든 사장을 그룹 회장 겸 최고 경영자(CEO)로 승진 임명했다.

다국적 기업의 한국법인 사장이 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클라크 머터리얼 핸들링 아시아는 한국에 본부를 두고 아시아 시장을 이끌어 사실상 ‘한국법인’이다.

게다가 그는 회장 승진 이후에도 한국에서 주로 근무하면서 미국 본사를 오가며 그룹 업무를 챙길 예정이어서 한국이 그룹 운영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한국이 다국적 기업의 중심으로 떠오를 만큼 중요성이 커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승진한 것은 한국시장 덕분입니다.” 리어든회장은 자신의 승진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리어든 사장이 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지난해 그룹이 미국내 생산시설과 연구센터를 모두 한국으로 옮기면서 예견된 것이었다.

98년 삼성중공업의 지게차 부문을 인수하며 한국에 진출한 클라크는 미국 독일 한국 등 3곳에 생산기지를 두었으나 지난해 미국 공장을 모두 경남 창원으로 옮겼다. 전세계 지게차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미국에는 판매망 조직만을 남겨 두었다. 한국이 IMF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리어든 사장은 삼성중공업 지게차 부문 인수 첫해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삼성중공업의 우수한 인력과 한국내의 발달된 지게차 부품 산업이 전세계적으로 넓은 시장을 가진 클라크와 결합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리어든 회장은 한국내 클라크의 성공요인을 이같이 분석하면서 “그룹 지게차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미국 생산기지를 한국으로 옮기게 된 것은 이같은 경영호조가 큰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그룹 최고 경영자 선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내 116개 점포의 지게차 딜러들도 올해 초 ‘리어든 사장이 CEO에 올라야 한다’는 의견을 그룹 이사회에 전달했다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