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요리를 둘러싼 가문의 대결을 그린 MBC 수목드라마 (밤 9시55분)이 ‘맛깔스런’ 내용과 영상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최근 주인공 효동(정준)이 속한 작은 중국집 ‘효동각’과 초대형 호화 중국집 ‘황금룡’간의 요리대결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28%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것. 점유율(TV를 켜놓은 가구 중 시청가구)은 40%가 넘는다. 특히 10대와 20대 사이에서는 점유율이 60%에 가까울 정도다.
당초 16부작으로 기획된 은 이제 겨우 절반을 지났을 뿐인데 벌써부터 MBC 인터넷 게시판에는 마지막회 결말을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쏟아져 인기를 반영하고 있다.
의 이같은 인기에 제작진도 놀랄 정도. 당초 은 시작부터 주연급으로 내정됐던 김래원, 박진희 등이 도중 하차하고 정준, 소유진으로 긴급 교체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오죽했으면 기획자인 이은규 CP조차 “솔직히 ‘대박’은 기대도 않는다. 그저 ‘중박’정도만 되면 좋겠다” 고 했을 정도.
의 인기 비결은 ‘꼬고 또 꼬는’ 애정 관계보다는 일류 요리사를 꿈꾸는 20대 초반 젊은이들의 건강한 모습을 감각적인 영상에 담아내는데 성공했기 때문.
또 기존 드라마가 재벌 2세나 일류 대학 출신의 엘리트, 벤처사업가 등 ‘잘 나가는’ 사람들의 화려한 삶을 다뤘던 것과 달리 이 드라마는 고졸 학력의 평범한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신선함을 안겨줬다.
이 밖에 매회 수타(手打)자장면, 라조기, 레몬탕수육, 비취만두국 등 절로 군침이 돌만한 중국 요리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제작진 입장에서는 요리를 만드는 장면 때문에 촬영 시간이 갑절로 들어간다. 진짜 요리사들의 자문을 통해 ‘시각적’ 효과가 큰 요리들을 매번 준비해야 하는 것도 만만찮은 작업. 게다가 배우들이 손놀림이 서툰 만큼 요리장면은 진짜 요리사들의 ‘손’을 빌려 별도로 찍어야 한다.
요리하는 장면에서 주인공의 손과 얼굴을 따로따로 보여줄 수 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효동의 현란한 손놀림은 실제로는 김포대학 호텔조리학과 장혁래교수의 솜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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