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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칼럼]황인교 데일리클릭 전 편집장/CP들의 비애

입력 | 2001-03-05 17:05:00


얼마전 필자가 몸담았던 데일리클릭(www.dailyclick.co.kr)이라는 인터넷 신문사가 폐간을 선언했다.

물론 데일리클릭 폐간의 가장 큰 이유는 경영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이점은 명확하게 짚을 점이다. 회사가 문을 닫게 된 것은 그 같은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해야하는 경영진들이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폐간까지 가게 된 것이다. 내부적인 문제가 가장 큰 원인임을 인정해야한다.

그러나 이러한 내부적인 것을 제외하고 외부적인 면에 있어서는 아쉬운 점들이 많다.

경영에 있어서 'IF' 라는 것은 때늦은 후회정도 밖에 안되겠지만 만일 데일리클릭과 계약 관계에 있었던 많은 업체들이 현금거래를 했다면 이렇게 까지 투자받기가 힘들고 매출을 일으키기가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한국의 인터넷은 몹시도 풍부한 컨텐츠를 자랑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재미있는 정보와 유익한 정보들이 언어적인 테두리를 넘지 않는 국내 인터넷 상에서도 무수히 많다.

그밖에 다른 여러 가지 말을 하지 않더라도 국내 인터넷의 풍부한 컨텐츠는 어느 나라의 인터넷 못지 않게 다양하고 유익하다.

국내 인터넷이 다양한 컨텐츠로 가득할 수 있었던 것에는 네티즌 개개인의 관심과 그들의 생활패턴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

이와 더불어 다음, 라이코스, 드림엑스, 야후, 등등 수많은 대형 인터넷 업체들의 성장, 그리고 이들에게 컨텐츠를 제공하는 수많은 CP들이 국내 인터넷의 컨텐츠를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

이렇게 다양하고 훌륭한 많은 인터넷의 컨텐츠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컨텐츠를 생산해내는 일명 CP들 가운데는 그리 행복한 곳이 많지 않다.

이는 바로 인터넷 기업 자체가 흑자를 내고 있는 곳이 드물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유명한 인터넷 기업들이 솔직히 광고수익밖에 별다른 수익모델이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 심지어는 광고수익으로 돈을 버는 인터넷 업체가 오히려 TV에 광고를 내는 참으로 이상한 모양새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대형 인터넷 업체가 이렇게 힘든 상황을 맞고 있으니 이러한 큰 업체들에 컨텐츠를 제공하는 CP들은 훨씬 더 힘들 수밖에 없다.

대형 인터넷 업체들가 CP들과의 계약관계는 일방적일 경우가 많다. 우선 현금으로 컨텐츠 이용료를 받기가 무척 힘들다.

특히 닷컴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던 작년 초부터는 더욱 힘들었다. 대부분 현금을 주기보다는 그에 상응하는 다른 것을 제공해주려고 하거나 또는 광고부분을 쉐어 하자는 요구도 많이 한다.

현금을 주기로 했다면 우선 몇 달이 지나야 받을 수 있다. 모 업체의 경우 90일 결제였고, 빠른 곳이 60일 결제다. 그나마 그것도 한참을 졸라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대형 업체 역시 현금이 잘 돌지 않고 있으니 CP들에게 현금을 준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CP의 입장에선 투자유치나 다른 면에 있어서 이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약할 수밖에 없다. CP들에게는 별다른 선택권이 없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국내 인터넷 여건하에서 컨텐츠를 생산해내고 컨텐츠를 제공하는 CP로 살아간다는 것은 아직까지는 너무나 힘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