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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리포트]'고아수출' 부끄러운 1위

입력 | 2001-02-19 18:48:00


80∼98년의 미국 이민분석자료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미국의 전체 고아입양자 가운데 한국출신 고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고아수출국 1위’였다는 사실이 실증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 기간에 미국의 전체 고아입양 이민자는 16만3949명으로 집계됐다. 고아입양으로 영주자격을 취득한 이민자는 미국 이민국(INS) 이민자 명단의 ‘영주허가형태(Class of Admission)’에 ‘고아입양’으로 표시돼 있다. 이 가운데 한국출신 고아입양자는 6만326명으로 36.8%를 차지했다. 미국 고아입양자 3명 가운데 1명 이상이 한국출신인 셈이다.

연도별 고아입양 순위에서도 한국은 80∼94년 중 91년만 빼놓고는 줄곧 1위를 차지했다. 특히 86년에는 전체 고아입양자 9945명 가운데 한국 고아가 6138명으로 60%를 넘어서기도 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가는 사람 중 고아입양이 차지하는 비중도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다. 80∼98년 미국으로 이민간 한국인은 50만3695명으로 이 중 입양자는 12.7%에 이른다. 같은 기간의 미국 전체이민자 (1278만5374명) 가운데 고아입양자(16만3949명)가 차지하는 비율(1.3%)의 10배 가까이 된다.

그러나 한국인 고아입양자는 5, 6년 전부터 크게 줄어들고 있다.

95년에는 1570명으로 전체 입양자(9384명)의 16.7%를 차지하는 데 그쳤고 국가별 입양순위에서도 80년 이후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줬다.

95년 이후에는 중국과 러시아 출신 고아입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들 국가가 1, 2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줄곧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아의 해외입양에 대해 무조건 편협한 시각으로 보아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한국홀트아동복지회 김경주 홍보과장은 “국내에서는 장애인 등에 대한 편견이 심하고 조건도 까다로워 건강한 아이가 아니면 입양이 이뤄지기 어려운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 이민 성별 연령별 분석▼

미국으로 이민가는 한국인들은 30대 이하 젊은 층이 주류를 이루고 남자보다는 여자가 약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이민자의 절반 가까이가 캘리포니아와 뉴욕, 뉴저지 등 3개 주에 몰려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98년 한국 출신 미국 이민자 1만4267명을 나이별로 분류해보면 10세 미만이 17.2%, 10대 18.9%, 20대 13.8%, 30대 18.6%로 30대 이하 젊은 층이 68% 이상을 차지했다. 이같은 연령별 특징은 95∼97년에도 비슷했다. 젊은 층 이민자 가운데 유독 20대의 비율이 낮은 것은 병역문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98년 이민자의 남녀별 구성비율은 남자가 45.8%, 여자가 54.1%(0.1%는 조사가 안됨)로 나타났다. 여자 이민자의 비중은 96년 55.1%에서 97년 54.8%, 98년 54.1%로 약간씩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여성의 경우 국제결혼의 감소에 따라 이민비중이 줄어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착지별로는 한국 이민자들이 90년 이후 거의 변함없이 캘리포니아와 뉴욕, 뉴저지 등 3개 주에 45∼50%가 밀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90년대 후반 들어서는 시카고가 있는 일리노이주와 텍사스주 등의 비중이 줄어들고 시애틀이 있는 워싱턴주와 워싱턴DC 인근의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가 주요 이민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