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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검찰 클린턴 '사면스캔들' 내사

입력 | 2001-02-15 18:41:00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퇴임 직전 단행한 사면을 둘러싼 논란 때문에 점차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 상원 법사위원회는 14일 클린턴 전대통령이 스위스로 도피한 조세 포탈범 마크 리치를 사면한 것이 적법한 것이었는지를 가리기 위한 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에서 오린 해치 위원장을 비롯한 공화당 의원들은 “리치에 대한 클린턴 전대통령의 사면 조치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클린턴 전대통령은 구체적인 사면 경위를 상세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린턴 전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까지 제기했던 알렌 스펙터 의원은 “클린턴 전대통령이 당시 상황을 설명해줄 유일한 사람이라면 그를 증인으로 부를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민주당의 찰스 슈머 의원도 “도피범에 대한 사면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라며 “그같은 행동은 우리의 사법체계를 거꾸로 세워놓고 조롱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법무부의 로저 애덤스 사면 담당 검사는 “백악관이 리치에 대한 사면을 요청해 올 때 그가 수배자라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 맨해튼 지방 검찰청의 메리 조 화이트 검사는 이날 리치가 사면의 대가로 클린턴측에 정치자금이나 다른 금품을 제공했는지를 가리기 위한 내사에 착수했다. 화이트 검사는 관련자들의 은행 거래명세와 통화기록 검토를 통해 클린턴 전대통령이 위법행위를 했는 지를 가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사면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됨에 따라 재임 중 성추문 사건 등에 따른 소송비용 때문에 진 빚 수백만달러를 갚기 위해 강연활동으로 돈을 벌려던 클린턴 전대통령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민주당도 사상 최고의 경제번영을 이룬 클린턴의 인기를 바탕으로 모금활동을 펴는 등 당의 활로를 모색하려던 계획을 당분간 유보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대선기간 중의 국론분열을 딛고 화합을 이루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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