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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미국 경기둔화국면 10년전 일본과 유사

입력 | 2001-01-30 18:40:00


최근 급속하게 둔화되고 있는 미국 경제가 10여년째 침체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일본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기 직전과 너무도 흡사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10년간 지속된 장기간의 호황으로 정부 기업 가계의 빚이 크게 늘어난 부채의 덫 에 걸려 있으며 이 때문에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영국의 경제전문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27일자)에서 오늘날의 미국과 89∼90년의 일본간에는 섬뜩할 정도로 유사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부채▼

가장 큰 걱정거리는 지나치게 많은 부채라고 지적했다. 일본경제의 가장 큰 약점은 과다한 부채였다며 미국의 장기호황 역시 기업과 가계의 대대적인 차입에 의해 가열됐다는 점은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잡지는 분석했다.

낙관론자들은 부채와 함께 자산 가치도 증가했기 때문에 대차대조표 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일본의 경우도 80년대말 자산가격이 폭락하기 전까지는 이 대차대조표가 매우 건전해 보였었다고 잡지는 말했다.

▼터질듯한 거품▼

미국의 거품이 일본의 거품보다 작다 는 일부의 주장도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잡지는 지적했다. 일본의 거품은 부동산가격 상승에 의한 것이었지만 미국의 경우는 증시에서부터 비롯됐다는 점이 다를 뿐이라는 것.

주가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미국 가계는 가처분소득의 175%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었던데 비해 89년 도쿄증시가 정점이었을 때 일본 가계의 주식투자는 가처분소득의 90%에 불과했다는 것. 결국 미국의 가계는 빚을 내서 주식 투자를 했으며 그동안 주가상승이라는 장부상의 소득증가만 믿고 소비를 즐겼다고 잡지는 말했다.

따라서 일본경제의 추락이 일본 소비자들에게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줄이도록 한 것처럼 같은 현상이 미국에서 반복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재정 금리정책의 딜레마▼

미국이 지금 금리와 세금을 인하할 여력이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잡지는 경고한다.

금리가 거의 제로에 가깝고 대규모의 재정적자를 안고 있는 일본도 90년에는 금리가 현재의 미국과 같은 수준이었고 재정흑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미국보다 높았다.

침체 직전 일본은 증시 거품이 붕괴되고도 거의 2년동안이나 호황이 지속돼 재정지출 확대와 금리인하를 너무 서서히 실행함으로써 경기부양의 기회를 놓쳤다고 잡지는 설명했다.

미국도 금리를 너무 빨리, 큰 폭으로 인하할 경우 거품이 다시 팽창해 미래에 더 강한 경착륙을 초래할 수 있으며 너무 늦게 인하하면 일본과 같이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일본의 경기 장기침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잡지는 권고했다.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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