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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연패는 유행이 아니다

입력 | 2001-01-16 20:59:00


농구 코트의 새로운 유행, 연패?

최근 하위권 3개팀은 마치 유행에 따르듯이 연패의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동양이 개막하자마자 12연패를 당했고, 최근 9연패까지 당하다가, 겨우 연패를 끊었지만 다시 2연패 중이다.

삼보 역시 8연패까지 갔었는데, 동양을 만나 연패를 끊었다.

그런데, 요즘 골드뱅크가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골드뱅크는 6연패중이다.

그 6패중에 동양전에서 2점차로 진 것을 제외하고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긴급 수혈한 박성배의 약발이 다 된 것일까?

이적 초반 반짝하던 박성배마저 최근엔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골드뱅크의 문제점은 선수들이 뛰지 않는다는 점이다. 골드뱅크에만 가면 빠르던 선수들도 다들 걸어다닌다는 비아냥이 나올만큼 박성배도 요즘은 코트에서 느릿느릿 걸어다니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하긴, 자기 혼자 뛰어가봤자 패스를 받아 공격을 해주어야 하는 현주엽, 매덕스가 걸어다녀, 미리 가서 드리블만 치며 기다려야 하니 뛰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골드뱅크는 연패를 밥먹듯 하며 하위권에서 좀처럼 올라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골드뱅크는 특별한 전술이나 작전 없이 오로지 개인기로 게임을 풀어나가고 있는 팀이다. 현주엽과 매덕스는 말할 것도 없고, 정인교 역시 빈공간에 서 있다가 그냥 던져보는 3점슛 플레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골드뱅크의 경기를 보다보면 항상 한두사람만이 공을 잡고 한두번만의 패스로 공격을 하는 경향을 보여주는데 패스가 없는 게임으로는 절대 승리할 수 없다는 것, 바로 골드뱅크 선수들이 절실히 깨달아야 하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수들의 정신자세에 관해서도 말들이 많다. 실제, 지난 잠실에서 벌어진 신세기와의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들은 게임에 집중하기보단 자신들끼리 '얘끼'하며 장난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줬었다.

현주엽은 후반전부터 거의 기용이 되지 않았었는데 뛸 생각을 하기보단 벤치에 앉아 관중석을 둘러본다거나 옆 선수와 얘기를 하는 등 한 팀의 간판 스타 플레이어로서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농구라는 것이 분위기를 탈수 밖에 없는 스포츠라고 하지만, 연패는 유행이 아니다. 너도 나도 연패를 밥먹듯 하고, 거기에 대한 적극적 돌파구를 찾는 노력마저 보여주지 않는다면 팬들은 계속 그들을 외면할 수 밖에 없다는거,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있지 않는가?

어느덧 패배가 생활화 되어버린 동양, 삼보, 골드뱅크... 세팀은 남은 경기에서라도 제대로 된 프로의 자세를 보여주며 자신들을 응원하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길 바란다.

김희경/동아닷컴 객원기자 wkbl@wkb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