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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진주MBC 김석창PD "반달곰 끈질긴 추적 3년 결실"

입력 | 2000-12-01 19:02:00


“소감예, 곰이 그냥 산신령 같더라고예.”

남한지역에서 야생 반달가슴곰이 마지막 확인된 지 17년만에 지리산에서 반달곰을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한 진주MBC의 김석창PD(38).

무인카메라에 찍힌 반달곰 모습이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방영된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을 때 그는 또다시 지리산에 오르는 길이었다. 그는 뉴스데스크를 통해 반달곰 발견 사실이 보도된 후 행여나 밀렵꾼들이 몰려들지 않을까 싶어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밀렵 가능성 때문에 반달곰 확인 사실을 뉴스에 내보내야 하는지를 놓고 무척 고민했다”며 “그러나 반달곰이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터에 아예 공개해서 제대로 관리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가 반달곰 찾기에 나선 것은 3년 전. 지리산과 반달곰에 대한 30분짜리 다큐멘터리 ‘이야기가 있는 여행’을 제작하면서 반달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초기에는 지리산에 일주일 이상 텐트를 치고 살면서 무작정 곰을 찾아 헤맸다. “만삭인 아내를 두고 지리산에 갔다가 막내딸이 태어날 때 곁에 있어주지 못한 게 제일 미안했다.”고.

그 후 무인카메라 3대를 설치했다. 무인카메라 한 대 가격은 약 500만원. 한 대는 자비로, 두 대는 진주MBC가 구입했다. 한달에 두 세번씩 산에 올라 카메라의 위치를 옮겨야 했다.

3년간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올 10월 중순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놓은 장소에서 반달곰 모습이 잡혔다. 그는 반달곰의 안전을 위해 발견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현재 그는 반달곰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내년 하반기에나 방영될 예정. 그는 “곰이 남긴 흔적을 볼 때 지리산에 반달곰이 최소 4마리 이상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