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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의 출생과 성장] 유니레버, 400개 브랜드

입력 | 2000-11-15 18:27:00


립톤홍차 도브비누 바세린연고 썬실크샴푸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동시에 ‘유니레버(Unilever)’라는 회사를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기업 자체는 드러내지 않으면서 각 브랜드를 독립적으로 관리하는 브랜드 마케팅 전략. 1400여개 유명 브랜드를 거느리는 회사 유니레버가 생소하게 들리는 이유다.

유니레버는 1930년 네덜란드 마가린 회사 ‘마가린유니’와 영국 비누회사 ‘레버브러더스’가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현재 런던과 로테르담 두 곳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합병 후 유니레버는 이미 58년, 45년의 역사를 가진 유명 식품회사와 세제회사의 브랜드 이미지가 뒤섞여 흐려지지 않도록 독립된 마케팅 전략을 유지했다. 각 제품만의 고유한 기능과 품질로 시장에서 승부한다는 것. 비누는 비누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으면 될 뿐 ‘저 마가린과 같은 회사 제품’이라고 강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유니레버는 1935년 립톤홍차를 인수하고 70, 80년대 사업다각화를 통해 폰즈 캘빈클라인 헬렌커티스 등을 합병하면서 수많은 제품군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제품이 늘어나도 브랜드별로 마케팅 담당자를 따로 둬 세심한 이미지 관리를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제품마다 절대로 변하지 않는 ‘브랜드 에센스(본질)’가 생겨났다. 도브는 ‘풍부한 여성성’ 썬실크는 ‘개개인의 머릿결에 대한 필요 만족’과 같은 식. 이에 따라 도브는 어떤 제품이라도 여성용으로만 나오며 광고도 여성성이라는 기본 맥락하에서 짜여진다.

90년대 이후 유니레버는 1400여개 브랜드중 약 400개의 핵심브랜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유니레버는 15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연간 매출액은 약 450억달러(약 50조원)에 이른다.

93년 설립된 유니레버코리아는 지난해에 약 4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