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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개표보도 망신살]CNN 오락가락 두차례 오보

입력 | 2000-11-08 23:06:00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 상황을 중계한 CNN방송은 시청자의 항의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선거 직후 실시된 출구조사 결과와 개표상황을 보도하며 오락가락했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방송을 지켜본 세계의 시청자는 커다란 혼란에 빠졌다.

CNN의 첫 실수는 투표 마감시간인 7일 오후 7시경(이하 미국 동부 시간 기준) 선거인단 25명이 걸려 있는 경합지역인 플로리다주 출구조사 결과였다. 엘 고어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3시간 뒤 이 보도를 취소하고 플로리다 판세를 ‘예측 불허’로 정정했다.

이에 따라 한때 192명까지 확보, 부시 후보를 크게 따돌리자 환성을 올렸던 고어 후보측은 확보된 선거인단 수가 167명으로 떨어지자 풀이 죽었고 부시 후보측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CNN방송 관계자는 “플로리다 일부 지역에서 투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수치가 부정확한 상태였는데 그대로 보도가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CNN이 속보성을 의식해 선거 최종결과를 너무 앞서 보도한 때는 8일 오전 2시25분경. CNN은 “플로리다주 개표를 100% 마감한 결과 부시 후보가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1명을 확보, 249명을 확보한 고어 후보를 누르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투표 마감 때까지 도착하지 않은 해외주둔 미군 등의 부재자 투표(5000여표로 추산됨)를 고려하지 않은 성급한 것이었다. 잠시 후 보브 버터워스 플로리다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이 “개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하자 CNN은 다시 정정보도를 했다. CNN은 “현재 확정된 선거인단은 부시 후보가 246명, 고어 후보가 249명이며 플로리다주는 치열한 경합 중”이라고 정정해 보도했다.

세계적인 뉴스 전문채널로 명성을 날려온 CNN이 미 대선 보도를 하며 7시간반 동안 두차례나 정정보도를 한 것이다.

CNN방송에 ‘부시 당선 확정’ 보도가 나간 직후 부시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했던 고어 후보는 정정보도를 보고 나서 축하 전화를 취소하는 소동을 벌였다. 윌리엄 데일리 민주당 선거본부장은 “CNN의 ‘부시 당선 확정’ 보도는 시기상조였다”고 불쾌해했다.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