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가 최종부도 위기에 몰렸다.
대우차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차부도를 낸 대우차의 어음 결제시한을 8일 아침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구조조정에 관한 노동조합의 동의서를 받기 전까지는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8일 최종부도는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우차는 6일 만기가 돌아온 물품대금(진성어음) 445억원을 막지 못해 1차부도를 낸 데 이어 7일에도 밤늦게까지 결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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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행과 서울은행 등도 7일 새로 만기가 돌아온 어음 490억원을 다시 부도처리한 상태여서 밤새 계속된 대우차 노사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지 않는 한 최종부도 후 법정관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대우차는 지난해 8월26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지 1년여만에 워크아웃에서 자동 탈락된다. 채권단은 대우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에도 제너럴모터스(GM) 등과 해외매각 협상을 계속할 방침. 그러나 매각대금은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GM은 대우차의 여러 법인과 공장 가운데 경쟁력을 갖춘 일부만 인수하겠다고 제의할 것으로 보여 나머지 사업장은 청산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1만여 대우차 협력업체들의 연쇄파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우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은행권이 1조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등 금융권 전체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엄낙용(嚴洛鎔) 산업은행 총재는 “대우차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높여야 하고 그 전제조건은 인력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이라며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노조의 포괄적 동의 없이는 채권단이 지원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엄총재는 “8일 은행 영업시간 전까지 대우차 노조가 동의서를 제출한다면 최종부도를 막기 위해 채권단을 적극 설득하겠다”고 밝혀 막판 극적 구제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한편 대우차는 이날 노조측과 회의를 갖고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의 동의를 구했으나 “8월 단체협상에서 5년간 고용보장을 해놓고 이제와서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대에 부닥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일부 채권단 역시 이날 노사가 잠정 합의한 자구계획 단일안에 대해 “100% 만족할 수 없다”며 신규자금 지원을 거부할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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